감각적인 ‘숲’에 빠져볼까… 하이너 괴벨스 ‘겐코-안 03062’

  • 김현 기자

입력 : 2025.07.22 14:01

8월 10일까지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MMCA다원공간
대형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
서울의 우편번호 ‘03062’ 담은 장소 특정적 작품

하이너 괴벨스, 겐코-안 03062, 2채널 비디오, 8채널 사운드, 조명, 물, 물결 생성 장치, 60분 (반복). /국립현대미술관
하이너 괴벨스, 겐코-안 03062, 2채널 비디오, 8채널 사운드, 조명, 물, 물결 생성 장치, 60분 (반복). /국립현대미술관
 
MMCA다원공간이 물과 빛으로 빚은 공감각적 정원으로 변모한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성희)은 월별 각기 다른 다원예술 프로그램 ‘숲’을 진행해 왔다. 7월 14일부터 8월 10일까지는 독일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연출가 하이너 괴벨스(Heiner Goebbels)의 대형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 ‘겐코-안 03062’을 선보인다.
 
‘겐코-안 03062’은 작가가 1992년 교토의 겐코안 사원을 방문했을 때 받은 영감에서 출발했다. 사원의 둥근 창과 사각형 창을 통해 같은 정원을 바라보며 받은 시각적 경험을 작가는 청각적이고 공감각적인 체험으로 전환했다. 이 시리즈는 이후 다양한 도시와 공간에 맞추어 새롭게 제작됐다. 베를린(2008), 다름슈타트(2012), 리옹(2014), 모스크바(2017), 보고타(2019) 등에서 각각의 장소적 특성을 반영한 버전들이 선보인 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우편번호 ‘03062’를 제목에 포함한 이번 장소 특정적 작업은 작가가 선사하는 ‘소리와 목소리의 정원’으로 관객들에게 명상적이면서도 몰입적인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하이너 괴벨스, 겐코-안 03062, 2채널 비디오, 8채널 사운드, 조명, 물, 물결 생성 장치, 60분 (반복). /국립현대미술관
 
MMCA다원공간 전체를 활용하는 이번 작품은 8채널 사운드와 빛, 어둠, 물결, 소리, 진동, 사물 등 작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만나게 된다. 작품은 내러티브나 실연자가 없지만 역설적으로 관객들은 언어의 의미는 인식하지 않은 채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하이너 괴벨스는 극장의 여러 장치와 요소들의 다층적인 목소리를 통해 관객의 감각을 열고, 사색을 촉발하며, 자신만의 정서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의도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빛과 어둠, 형태와 리듬, 시와 노래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내는 거장 하이너 괴벨스의 몰입적인 작업을 통해 관람객들이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하길 바란다”며 “다원예술 ‘숲’을 통해 인간과 자연, 예술이 만나는 다양한 상상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