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1 17:13
●전시명: 'THE BLUE'
●기간: 7. 24 ─ 8. 23
●장소: 비트리 갤러리(와우산로 94)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23일까지 비트리 갤러리 서울점에서는 세 명의 작가 ‘김태균, 권오봉, 권용래’가 참여하는 ‘THE BLUE’ 전시가 개최된다. 각기 다른 매체와 감각적 언어로 풀어낸 ‘Blue’의 확장성과 내면적 깊이를 조망하며, 색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감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매개로 바라보고자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는 색이 감각과 기억, 시간과 존재의 층위를 잇는 통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안하며, 이러한 개념은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각적으로 구현되어 전시 공간장에 펼쳐질 예정이다.
김태균, 권오봉, 권용래 이 세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시각화하며, 블루를 단지 시각적 요소나 상징이 아닌, 시간의 표면, 몸의 흔적, 빛의 실체로 풀어낸다. 이 전시는 곧 ‘지각(perception)’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현상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는 색과 형태를 "몸을 통해 경험되는 세계의 일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THE BLUE는, ‘보는 색’이 아니라 ‘살아지는 색’으로서의 블루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사진작가 김태균은 20여 년 동안 새벽의 수평선 위에서 마주한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 경계에 머무는 감정의 결을 렌즈로 기록해왔다. 그의 블루는 정적이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 김태균의 작품은 시간과 감정, 파장의 층위가 어우러지는 움직이는 청색의 세계가 펼쳐질 예정이다. 자연과 시간이 전환하는 순간을 렌즈를 통해 시각적 추상의 경계로 번역되며, 관람자는 화면 너머 출렁이는 감정의 떨림과 마주하게 된다. 김태균의 블루는 멈춘 장면이 아닌, 지속 속에서 느리게 진동하는 정서적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서양화가 권오봉은 ‘낙서 회화’의 자유로운 형식과 몸의 흔적이 결합된 회화 언어로 블루를 표현한다. 그의 선은 무의식의 흐름을 따르며, 색면과 교차되며 시각적 음악과도 같은 푸른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감각의 충돌로 이루어진 회화는 단순히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각 그 자체를 회화의 주체로 소환한다. 권오봉의 블루는 차가운 정적이 아니라, 몸을 통과한 기억의 파편, 혹은 감정의 이면에서 흔들리는 울림이다.

빛의 화가 권용래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용접 불꽃, 빛의 잔상을 조형의 언어로 치환하며, 물성과 감각, 그리고 빛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정교하게 계산된 구조물은 그 자체로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며, 블루는 이 물리적 과정 속에서 하나의 감각적 실체로 구현된다. 그의 작업에서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조형의 본질 그 자체다. 권용래가 구현하는 빛의 층위는, 렘브란트가 캔버스 위에서 명암의 교차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시간의 정적을 불러일으켰던 회화적 빛의 깊이를 떠올리게 한다. 권용래에게 블루는 감정을 표현하는 색이기보다, 빛과 형태가 함께 만들어내는 생생한 감각의 리듬이다. 그의 작품은 빛과 그림자로 인해 생겨난 리듬을 품고 캔버스 안과 그 밖의 공간 속으로 퍼져나가며,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감각적으로 잔잔한 마음의 울림을 남긴다.
《THE BLUE》는 색에 대한 미학적 탐구를 넘어, 세 작가가 구축한 서로 다른 매체적 언어와 예술적 시간이 교차하는 하나의 감각 지도이자, 보는 경험 자체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관람객들로 하여금 무더운 여름날 시각적 청량감과 더불어 감각을 사유하는 깊은 경험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