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상황 담은 뉴미디어 작가 2인… 국립현대미술관 ‘아더랜드 Ⅱ’

  • 김현 기자

입력 : 2025.06.02 12:46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6월 3일부터 8월 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아크람 자타리,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 2013, 영상 설치,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무음, 빈티지 의자 1개, 스툴 8개, 영상 35분 58초, 1분 20초, 빈티지 의자, 85×56×44cm, 스툴 44×37.5×37.5cm_ ed.5/7. /국립현대미술관
와엘 샤키, 드라마 1882, 2024,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48분 16초, ed.5/7. /국립현대미술관
 
해외 뉴미디어 소장품을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아더랜드 Ⅱ: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가 6월 3일부터 8월 17일까지 과천관에서 열린다.
 
이번 출품작은 모두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화제가 된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와엘 샤키(Wael Shawky)와 아크람 자타리(Akram Zaatari)는 모두 국제적 명성을 가진 뉴미디어 작가로,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탐구하고 그것을 재해석한 작품을 제작해왔다.
 
아크람 자타리,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 2013, 영상 설치,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무음, 빈티지 의자 1개, 스툴 8개, 영상 35분 58초, 1분 20초, 빈티지 의자, 85×56×44cm, 스툴 44×37.5×37.5cm_ ed.5/7. /국립현대미술관
와엘 샤키, 드라마 1882, 2024,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48분 16초, ed.5/7. /국립현대미술관
 
와엘 샤키는 이집트 출신 작가로 중동 지역의 역사와 신화를 동시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작가가 감독이자 극본가 작곡가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드라마 1882’(2024)는 회화, 조각, 설치, 공연, 영상 등 복합적인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여 온 와엘 샤키의 작품 경향을 집약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최고 화제작으로 꼽혔던 ‘드라마 1882’는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이집트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우라비 혁명을 다룬다. 우라비 혁명은 19세기 말 수에즈 운하 건설을 계기로 프랑스와 영국이 이집트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벌어진 이집트의 민족주의 저항 운동이다. 작품은 10시 30분부터 17시 30분까지 매 시 30분에 일일 7회 상영된다.
 
아크람 자타리는 레바논 출신의 뉴미디어 작가이자 중동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다. 전시 출품작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2013)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의 제목은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가 제 2차 세계대전 중 가상의 독일인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인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차용했다. 아크람 자타리와 알베르 카뮈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전쟁으로 인해 적대적인 입장에 처하게 된 두 사람이 갈등과 대립을 넘어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적 가치를 지킬 것인지를 주제로 나눈 가상의 혹은 실제의 대화를 반영하고 있다.
 
‘아더랜드 Ⅱ: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아더랜드 Ⅱ: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역사적 주제를 다루는 현대미술가들의 태도와 그것이 반영된 동시대 뉴미디어 미술의 특징을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전시명인 아더랜드는 다른 공간 혹은 다른 세계를 뜻하는데 두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과거와 현재, 실재와 허구가 혼재되며 만들어진 다층적인 공간과 이야기 세계를 뜻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뉴미디어 소장품의 국제적인 스펙트럼을 확인하는 기회라며 해외 소장품 수집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국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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