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앤카트가 선사하는 ‘굿 나잇’… 몽환적인 밤의 풍경 속으로

  • 김현 기자

입력 : 2025.04.03 16:51

밤을 주제로 신작 선보여
해롤드 앤카트 개인전 '좋은 밤(Good Night)'
5월 16일까지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APMA 캐비닛

전시장에 방문한 해롤드 앤카트 작가의 모습. /아트조선
 
“밤은 물체의 윤곽을 흐리게 만들고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다”라고 밝힌 작가 해롤드 앤카트(Harold Ancart)가 밤을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장소는 서울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프로젝트 공간 APMA 캐비닛으로, 5월 16일까지 앤카트만의 미감으로 구현된 밤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앤카트는 다양한 미술사적 레퍼런스를 연상시키며 동시에 몽환적인 색감을 이용해 화면을 구성한다. 추상적인 묘사와 함께 사실적인 부분도 일부 혼재하며 풍경과 내면의 자아를 연결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Grand View, 2025, Oil stick and pencil on canvas, in artist's frame, 139.7x177.8cm /가고시안
Field and Dawn, 2025 Oil stick and pencil on canvas, in artist's frame, 81.3x99.1cm. /가고시안
 
“푸른색을 좋아한다. 푸른색을 많이 활용하기 위해 밤을 떠올리게 됐고 관람객이 편안하면서도 예술적인 경험을 하길 바란다”라고 밝힌 앤카트의 이번 전시작은 밤의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또한 벽면에는 금색 패브릭의 커튼이 둘러져 관람객이 아늑하고 따뜻하며 차분한 환경 속에서 밤을 묘사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작품 ‘Sleeping Tree’에서는 한 그루의 나무가 화면 중심에 서 있다. 짙푸른 색으로 얼룩진 잎사귀들은 구름처럼 피어오른 채 나무 뒤에 걸쳐진 하늘과 뒤섞이고, 아래의 땅과 흙에서는 다채로운 색감의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난다. ‘Field and Dawn’에서는 작은 나무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큰 나무 너머로 주황색과 흰색으로 빛나는 흐릿한 지평선이 이어진다. 두 작품 ‘View’와 Grand View’는 동일한 바다 풍경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이끌며, 미묘한 색조의 변화를 통해 마치 초저녁 무렵에서 깊은 밤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좋은 밤(Good Night)' 전시 전경. /가고시안
'좋은 밤(Good Night)' 전시 전경. /가고시안
'좋은 밤(Good Night)' 전시 전경. /가고시안
 
마지막으로 앤카트는 ‘Good Night’에서 집 밖에 심어진 나무에 핀 분홍색 꽃과 집 안 벽에 걸린 자신의 풍경화의 일부 조각들을 나란히 배치한다. 다른 전시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짙은 푸른색 얼룩이 화면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러한 연출은 장면 속 다양한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며 이 작품을 포함한 모든 예술 작업이 궁극적으로 인간에 의한 인위적 산물임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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