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28 21:06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전시 ‘PRINTS AND EDITIONS’
4월 1일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6미터 대형 작품 선보여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46) 개인전 ‘PRINTS AND EDITIONS’ 전시장에 작가가 방문해 관람객을 맞았다.
“내가 랍스터가 될 때, 나는 예술가가 된다”라고 말하는 필립 콜버트는 랍스터를 등장시킨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속 랍스터는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로만 치부되기 쉽지만 실은 깊이 있는 미술사적 감각이 작품 안에 공존한다. 콜버트의 작품은 직관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깊이 있는 예술적 체험을 경험케 한다.
이번 전시는 4월 19일까지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필립 콜버트의 전시 중 에디션 프린트 작품으로만 구성된 전시는 이번이 국내 최초다. 작가는 평소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이라는 철학 아래 예술의 문턱을 낮춰 친근한 작품을 선보여 왔으며 이번 전시 또한 작가의 뜻을 담았다.


이날 필립 콜버트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전시장을 찾았다. 연분홍색 셔츠를 입고 온 작가는 “붉은색은 삶과 죽음을 상징한다. 랍스터는 살아있을 때 연한 색을 띠지만 죽었을 때 오히려 진한 붉은색으로 변한다”라며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라고 랍스터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요소는 전시장 메인 공간에 새롭게 도입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되는 영상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필립 콜버트의 대표 캐릭터 랍스터가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와 만나는 장면을 담아내어 회화적 요소와 디지털 애니메이션이 어우러진 화면 연출이 돋보인다. 전시장 외부에서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의 스크린은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새롭게 조성하며, 팝아트적 감성이 극대화된 몰입형 경험을 선사한다.
필립 콜버트는 팝아트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네오 팝아트 작가로, 대중문화와 만화적 요소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인다. 콜버트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빨간색 랍스터는 다양한 명화 속에 유머러스한 형태로 등장하며, 강렬한 색감과 굵은 윤곽선을 사용해 시각적 임팩트를 준다. 작가는 고전 명화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편, 4월 1일에는 서울 석촌호수에 6미터 크기의 조각 작품 ‘예술가(THE PAINTER)’를 영구 설치한다. 동시에 개인전 '랍스터 행성으로의 여행'을 3월 25일부터 5월 11일까지 송파구립미술관 더 갤러리 호수에서 갖는다. 이 작품은 고전 작품에서 화면 속 작가가 붓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모티프를 얻었으며, 작업 과정에서 작품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한 예술적 고민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팝아트 형식 안에서 유머를 통해 과소비 사회 속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희망의 의미를 담기도 했다. 필립 콜버트는 차세대 앤디 워홀(Andy Warhol)로 불리며 공공미술뿐 아니라 팝아트, 디지털 매체까지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