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19 15:53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형식으로 관람객 ‘눈길’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김윤신, 이우환, 이배, 아야코 록카쿠 등 27인
23일까지 현대백화점 본점 컬쳐파크 토파즈홀






TV CHOSUN과 ART CHOSUN이 공동 주최하고 ACS(Art Chosun Space), 프로젝트더스카이가 공동 기획해 미디어의 시선과 관점으로 포커스 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형 아트페어 ACF(Art Chosun Focus)가 현대백화점 본점 컬쳐파크 토파즈홀에서 오늘(19일) 개막했다.
ACF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형식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미디어가 직접 참여 작가를 검증하고 엄선했다는 점에서 동시대 미술의 오늘과 미래를 보다 다층적이고 심도 있게 조망한다. 오늘날의 미디어는 과거 한정된 공간에서 제공했던 인쇄 형식과는 달리 디지털 매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을 이뤄낸다는 차이점이 있다. ART CHOSUN과 TV CHOSUN 역시 물리적 한계를 넘어 예술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ACF를 개최한다. 그간 양 미디어사가 예술의 향유를 위해 노력했다면, ACF의 시작은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참여 국내 작가는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김윤신, 이우환, 최명영, 박석원, 이건용, 전광영, 이강소, 오세열, 김홍주, 이배, 엄미금, 최영욱, 배준성, 김남표, 김지아나, 채성필, 강민수, 하태임, 이상수, 양종용이며, 해외 작가는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와 사이먼 후지와라(Simon Fujiwara), 아야코 록카쿠(Ayako Rokkaku)의 작품이 내걸린다.
이번 ACF는 23일까지 열린다. 행사 관람은 프라이빗 형태로 이뤄지며 전시 공간 역시 특성에 맞게 효율적인 전시 동선으로 국내외를 대표하는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ACF는 다른 아트페어에 비해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맞춤형 도슨트 프로그램이 토요일 오후 1시·2시·3시 3회 운영된다. 평소 미술 작품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나, 관심은 있었지만 알아가는 방법을 잘 몰랐던 사람에게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예술을 향유하기 위한 문턱을 낮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이우환의 ‘Correspondance’와 ‘Dialogue’는 작가의 지난 화업 인생 중 대표적인 ‘정수’로서 간단명료한 구성 안에 무한한 철학적 성찰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Dialogue’는 보라색 그라데이션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간단한 붓터치 한 번의 미학으로 보는 사람을 단번에 납득시키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한편 이우환은 BTS의 리더 RM의 ‘최애 작가’, ‘국내 생존 작가 중 가장 비싼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배압법으로 잘 알려진 하종현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접합’으로도 알려진 출품작 ‘Conjunction’은 196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작가의 실험정신이 그대로 담긴 작품으로, 익숙한 대상에서 색을 발견하고 이를 조형적인 언어로 치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작가는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두터운 물감을 바르고 천의 앞면으로 밀어 넣는 독창적인 방식을 구축하는데, 이것이 바로 배압법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작가는 앞면으로 배어 나온 걸쭉한 물감 알갱이를 나이프나 붓, 나무 주걱을 사용해 자유롭게 변주한다. 캔버스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방법론에는 작가가 추구해 온 기성 형식에 대한 저항적 태도가 담겨 있으며, 전시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년의 감각을 재료 삼아 특유의 반(半) 추상화에 몰두해온 오세열은 낙서하듯 소꿉장난하듯 그려낸 화면에 어린아이의 동심을 담아낸다. 아이와 노인의 마음이 공존하는 화폭인 셈이다. 그래서 때론 대체 무슨 인과관계인가 싶은 천차만별 이미지가 뜬금없이 등장하기도 한다. 암호처럼 낙서처럼 화폭 위를 부유하는데, 이는 열린 결말을 시사하며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으로 확장된다. 그는 직설적인 어조 대신 은유의 화법을 구사하며 화면 속 기호에는 똑 떨어지는 정의가 없으며 폭넓은 사유와 해석의 여지를 열어준다.





작품을 아는 것과 보는 것이 다르듯, 보는 것과 소유하는 것 역시 다르다. 이번 ACF는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눈높이의 작품을 엄선해 관람객의 일상 속으로 작품이 스며드는 경험을 의도하고자 했다. 관람객에서 컬렉터로 거듭나며 미술을 향유하는 또 다른 방법을 인지하고 이번 ACF에서의 사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움직임은 다시 미디어에 의해 재생산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도약에 기여한다는 의의를 가진다. https://www.artchosunfocus.com/ (02)736-7833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