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20 17:19
‘ACF(Art Chosun Focus)’
국내외 동시대 참여 작가 25인 13회 연재
3월 19일부터 3월 23일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컬쳐파크
박석원 대표 연작 ‘적의(積意)‘ 조각·평면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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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HOSUN, TV CHOSUN 미디어 양사가 공동 주최하고 ACS(아트조선스페이스), 프로젝트더스카이가 공동 기획한 ‘ACF(Art Chosun Focus)’가 3월 19일부터 3월 23일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컬쳐파크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25인으로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이 선정돼 행사 기간 중 전시된다. 이에, 본지는 각 작품을 관람하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을 작가의 작업관을 요약해 설명한다. 해당 기사는 전시 시작 전까지 13회에 걸쳐 연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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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F(Art Chosun Focus)’에 추상 조각의 대가 박석원(83)이 참여한다. 박석원은 1968년, 1969년 국전에서 연이어 국회의장상을 수상하며 20대의 나이에 한국의 대표작가 반열에 올랐다. 1969년도 부터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AG)로 활동하며, 1975년 현대미술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에꼴 드 서울’ 전시에 참여해 한국 화단의 새로운 조형질서를 모색했다.
제 5회 파리 비엔날레, 제 1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제 1회 시드니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서울), 서울시립미술관(서울), 아테네 자유공원시립예술센터 (그리스), 산투티르수 조각공원 (포르투갈) 등 유수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일상 생활공간에서 대중과의 만남을 통해 현대조각의 인식을 넓히고 있다.
작가는 1960년대 전쟁과 이후 정치, 사회적 혼란기를 담은 철 조각 작품을 시작으로 1970년대에는 나무, 돌과 같은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자연에 주목하며 사물의 가시적 형태보다 내부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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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연작 ‘적의(積意)‘는 1980년대까지 선보인 ‘적(積)’ 연작의 확장된 형태다. ‘적(積)’은 형상보다는 재료의 ‘절단’괴 ‘쌓기’를 반복하며 사물과 조각 사이에서 이뤄지는 환원적 상호교차 과정이 중심이었다. 이후 1980년대 전후로 시작된 ‘적의(積意)‘는 앞선 작업보다 작가가 조금 더 개입한 것이다. 돌이나 스테인리스, 나무를 기하학적으로 절단하고 다시 쌓아 올리는 ‘축적’의 행위가 조각 전면에 나타난다. 조각은 근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 미학이라고 언급한 박석원은 자연의 모습을 구현하는 전통 조각의 관습에서 벗어나 ‘절단’과 ‘축적’이라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재료 그 자체의 물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한국 추상조각의 흐름을 구축했다. 박석원은 재료나 매체를 통해 조형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석탑이나 성벽, 담으로부터 연상한 이미지를 구현해 작품에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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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CF’에서는 작가의 화업을 대표하는 ‘적의(積意)‘을 만나볼 수 있다. 평면과 조각 작품 모두 출품된다. 높이 136센치미터의 조각 작품은 강인하면서도 동시에 부드러운 정서를 자아낸다. 변형 100호 크기의 평면 작품은 자연의 색을 담아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박석원의 평면 작업은 한지를 이용해 입체와 평면의 상관관계를 갖고, 줄무니처럼 생겨나는 틈을 통해 인간 보편의 삶을 표상한다. 화강암의 결을 살려 일종의 규칙성으로 쌓아 올린 조각 작품은 비정형과 정형 사이에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빈틈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자연물이 틈을 벌려 인간을 들어오게 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단단한 성질보다 그 소재가 만들어 낸 여백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돌린다. 작가는 이 빈틈에 대해 ‘비어있음을 비어있음으로 보지 않고 생성하는 공간’으로 해석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