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회화적 울림이 와닿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공명의 순간’

  • 김현 기자

입력 : 2025.01.09 18:31

김영헌 개인전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개막
‘프리퀀시’, ‘일렉트로닉 노스텔지어’ 연작 30여 점
변화 맞은 김영헌 작품 세계 조명
2월 15일까지 서울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전시장에서 촬영한 김영헌 작가의 모습.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전시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쇼윈도에 걸린 작품과 함께 촬영한 김영헌 작가.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너무 깨끗하고 선명한 화면이 가득한 지금 시대에 저는 오히려 적당한 노이즈나 왜곡을 작품에 담아냅니다. 그편이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공명이란, 외부에서 진동을 가했을 때의 고유진동수와 외부에서 가해주는 힘의 진동수가 일치하면 진동과 진폭이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미술에 빗대어 표현한다면 작품이 주는 예술적 자극과 관람객 내면의 감정이 맞닿을 때 나타나는 공감과 감동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작가 김영헌(61)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를 오가며 느낀 감각을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해 이러한 공명의 순간을 포착한다.
 
김영헌 개인전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이 1월 9일부터 2월 15일까지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신작을 포함한 3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제목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은 완벽한 모습으로 정지하기보다 불완전한 울림을 택한 김영헌의 작품 세계를 포괄한다.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전시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전시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대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영헌 작가.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20세기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온 김영헌은 TV 브라운관의 왜곡, 필름 영화의 노이즈, LP 판의 잡음 등 아날로그 매체의 흔적을 모티프로 작품을 선보인다. 물질의 특성과 회화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물감, 캔버스, 붓, 나이프와 같은 다양한 도구의 물질성과 잠재성을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회화를 물질적 표현을 넘어 비물질적 파장과 노이즈를 전달하는 개념적 언어로 새롭게 정의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프리퀀시’ 연작은 물질의 점도와 흐름 그리고 저항을 대조적으로 한 화면에 드러낸다.
 
‘일렉트로닉 노스탤지어’ 연작도 함께 소개된다. 작가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진행해 온 작업의 흐름을 톺아보며 과거와 현재의 작업이 어떻게 연결되며 확장되어 가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작가가 화면 안에서 변화를 거듭하며 표현해 온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한 고찰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관람객에게 울림을 전하며 작가가 선보일 작업에 대해 기대하게 만든다.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전시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전시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ACS의 2025년 첫 전시인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은 200호가 넘는 대작부터 10호 규모의 소품까지 다양한 크기의 작품이 출품된다. 제각기 크기가 다른 작품을 나란히 배치하며 입체적 전시 경험을 제시한다.
 
P22062-Electronic Nostalgia, 2022, oil on linen, 100×100cm. /아트조선
P24005-Electronic Nostalgia, 2024, oil on linen, 100×80.5cm. /아트조선
 
이날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오프닝 당일 날씨는 추웠지만 햇빛이 선명해 작가님이 표현하는 다양한 색을 선명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라며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색이 전시장에 가득해 발걸음을 머물게 하는 작품이 많았다.”라고 관람평을 남겼다.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전시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공명의 순간 Moments of Resonance’ 전시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상당수 신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 김영헌은 그동안 탐구해 온 재료와 매체에 대한 실험적 접근을 통해 더욱 진화된 작품 세계와 미적 깊이를 보여주며, 물질적 언어가 지닌 아름다움과 시대의 변화가 공명하는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무료. 화~토 10:00~18:00. (02)736-7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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