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2.30 16:29
김병호 개인전 '탐닉의 정원'
2월 8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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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을 주 재료로 심미적 조형을 탐구하는 김병호의 개인전 ‘탐닉의 정원’이 2월 8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김병호는 섬세하게 계획된 설계 도면에 기반한 작업을 하며 이는 현대 사회의 일면을 투영한다. 작가는 동시대 사회 구조에 깃든 현대인으로서, 기계적인 정교함과 현혹적으로 아름다운 예술행위를 결합한 새로운 조각의 형태를 구현한다.
김병호에게 있어 예술 작품이란, 규범, 규칙과 체계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품과 유사성을 지니는 대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을 포함한 15점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3개층에 걸쳐 소개한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공해 조성한 ‘정원’에 자신의 조형 원리를 빗대는 작가는 금속 모듈을 조형의 기초 단위처럼 활용해 삼차원 공간 안에서 구성의 미학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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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과 1층에서는 작가가 ‘문명의 혹’이라고 부르는 금속 타원구 형태의 조각들을 조명한다. 지하 1층에 가로 놓인 <수평 정원>(2018)은 천장부로부터 늘어뜨린 가는 줄에 거대한 몸을 맡긴 채 공중에 뜬 모습으로, 바닥면에 드리운 다채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1층에는 두 개의 형태로 구성된 회전형 기계 형태의 작품 <두 개의 충돌>(2024)이 전시된다. 거울 같은 은빛과 흑연 같은 먹빛의 표면을 지닌 두 모듈이 각자의 회전축을 중심 삼아 상반된 방향으로 회전한다. 방사형의 은빛 조각 <57개의 수직 정원>(2024)은 이른바 ‘문명의 혹’으로 불리는 둥근 금속 타원구가 직선형 구조 위에 빼곡히 맺힌 찬란한 형상을 선보인다.
3층에서는 평면 및 선의 조형성에 주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4점의 <정원의 단면>(2024) 연작은 공간에 서거나 누운 자세를 취한다. 무광택의 검은색 피막을 입은 조각들은 전시 공간과 대비를 이루며 곡면의 조형성을 강조한다. 각각의 형태 윤곽 부분에 놓인 절단면 모서리를 매끈하게 연마하여, 본연의 알루미늄 재질을 드러내는 은빛 선의 요소를 품도록 했다. 그 외에, 2024년에 작업한 신작이 함께 전시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