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과거와 오늘날 한국미를 잇다… '한국미의 레이어' 개막

  • 김현 기자

입력 : 2024.11.28 18:57

김근태·김춘수·김택상·김현식·박종규·신미경·엄미금·채성필·하태임 등 27인
안현정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 저서 『한국미의 레이어』 연계 전시
12월 21일까지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좌측부터)김춘수 'ULTRA-MARINE 2410', 김택상 'Flows-24-93'. /아트조선
(좌측부터)서수영 'Heritage Code 10', 최영욱 'Karma 2024 11-7', 김근태 'Discussion'.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박종규, Vertical Time, 2024, Acrylic on canvas, 90.9x72.7c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고미술과 한국 현대미술을 함께 조명해 한국미를 탐구하는 저서 『한국미의 레이어』의 출간 연계 기획 전시가 28일 서울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막했다. 이 책의 저자인 안현정은 성균관대에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미술사·예술철학 전문가로, 현재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을 맡고 있다.
 
안현정 저서 '한국미의 레이어'.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좌측 ‘근대 서화가 10인의 합작도'와 ‘위창오세창전서(葦滄吳世昌篆書)’를 배경으로 선 안현정 성균관대 미술관 학예실장의 모습.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미의 레이어』는 분청사기, 달항아리, 고려불화, 달마도, 창령사 터 나한상, 미인도, 창덕궁 등 26점의 문화재를 김근태, 최영욱, 신미경, 김미숙, 하태임 등 26명의 현대 작가와 연결 지어 과거에서부터 현대 그리고 미래까지 뻗어나가는 ‘한국인의 독특한 활력’을 제시한다. 부제인 ‘눈맛의 발견’은 예술 작품을 대할 때 ‘눈맛’ 즉,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독자 스스로 ‘눈맛’을 키울 수 있도록 챕터를 삽입했다. 독자는 일상 속에서 쉽게 미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김은주 작가의 '그려보다-210716'을 감상하는 관람객.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좌측부터)김근태 'Discussion', 전병현 'Blosso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좌측부터)한상윤 'Nice Shot(PIG POP), 신제현 'Hidden Side-24', 이석주 '사유적 공간', 최지윤 '사랑하놋다 2428'.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좌측부터)우종택 'Origin', 이세현 'Beyond Red'.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이번 전시는 안현정의 신간을 기반해 한국미의 정체성과 현재적 의미를 중심으로 한국 미술의 흐름을 살펴본다. 작가는 김근태·김덕용·김미숙·김은주·김춘수·김택상·김현식·김호정·박종규·배삼식·서수영·신미경·신영훈·신제현·아트놈·엄미금·우종택·이석주·이세현·전병현·채성필·최영욱·최지윤·하태임·한상윤·한호·황창배 총 27인이 작품 31점을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의 계보를 잇는다.
 
김호정 'Flow Blue Series', 'EarthⅡ-Ⅰ'와 김미숙 '빛의 초상'.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신미경 Weathering Project: Bronze, 2023, patinated bronze, 44.5x19.5x34c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김현식 'Intend Blank' 연작.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신영훈, Director's Cut, 2022, ink and color on canvas, 39x108c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또한 1930년대 ‘근대 서화가 10인의 합작도’와 1920년대 ‘위창오세창전서(葦滄吳世昌篆書)’도 함께 공개된다. ‘근대 서화가 10인의 합작도’는 당대를 대표하는 서화가 10인이 지인의 77세 생일을 축하하며 제작한 것이다. 근대 10인의 한국 예술가가 나눈 교류와 연대의 흔적을 보여준다. ‘위창오세창전서(葦滄吳世昌篆書)’는 간송 전형필의 문화재 수집 과정에서 진위 여부를 감별해 준 것으로, 전통과 근대 서예를 잇는 교량으로 평가받는다. 두 작품은 전시 주제인 ‘한국미의 어제와 오늘’을 생생히 조명하며, 100년 전과 오늘날의 시간 차를 연결해 한국미의 다층적 매력을 제시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김미숙 작가의 '빛의 초상'을 감상하는 관람객의 모습.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좌측부터)김덕용 '결-순환', 채성필 '대지의 몽상(240828)'.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하태임 'Un Passage' 연작.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한호, Eternal Light-Paradise, 2014, LED, punch, hanji on canvas, 121x96c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배삼식, Sincerity, 2024, mixed media on canvas, 122x95c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놈, 아트놈화조도, 2022, acrylic on canvas, 130.3x97c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놈, 가지화조도, 2022, acrylic on canvas, 130.3x97cm.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엄미금, The Page, 2024, acrylic on canvas, 30x30cm(each).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김현식 'Intend Blank'.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안현정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우리 세대 작가와 100년 전 작가의 네트워크를 소개하고, 동시대 작가 27인이 함께하는 동력을 조명한다. 특히 오프닝 행사에서 선보인 합작도는 오늘날 미술계 지도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고미술 작품이 보여 한국미를 체감할 수 있었고, 메인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동시대 한국 작가가 선보이는 현대적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한국미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획자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 같다.”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오프닝 행사에서 합작도를 그려내는 신영훈 작가의 모습.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오프닝 행사에서 합작도를 그려내는 우종택 작가의 모습.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오프닝 행사로 참여 작가의 합작도를 즉석에서 완성했다. 100년 전 10인의 서화가가 모여 한 폭의 한지 위에 자신의 작품을 그려낸 것처럼 100년이 지난 오늘, 한국 현대미술의 계보를 잇는 작가들이 전시장에서 직접 합작도를 그려낸다. 시대를 초월한 한국미의 생생한 레이어를 전시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12월 21일까지. 무료. 화~토 10:00~18:00. (02)736-7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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