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1.22 13:15
●전시명: '유동성의 지형학'
●기간: 2024. 11. 20 ─ 12. 28
●장소: 피앤씨갤러리(압구정로75길 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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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앤씨갤러리 서울에서는 오는 2024년 11월 20일부터 12월 28일까지 박형근 작가의 개인전 <유동성의 지형학(Fluidic Topography)>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제주도의 역사와 지형에 대한 은유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제주 자연의 상징성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이번 피앤씨갤러리 서울에서 진행하는 박형근 작가의 개인전 <유동성의 지형학(Fluidic Topography)>은 제주도의 자연적 특징을 매개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며, 이러한 관계를 자연 환경에 미친 영향을 강조하는 인류세(Anthropocene)의 개념을 바탕으로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고자 한다.
인류세는 네덜란드의 화학자 크뤼천(Crutzen, P.)이 제안한 개념으로 인류 활동이 지구 환경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 시대를 의미한다. 인간이 자연을 변화시키고 다시 그 변화된 자연에 의해 영향을 받는 상호작용을 강조하여 현대 사회가 자연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방식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박형근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 상호작용을 제주도의 용암 동굴, 곶자왈 숲, 건천 등의 지형을 통해 시각화하고 있다. 작가는 자연의 변화를 일종의 상징적 지형학으로 다루며, 이러한 자연의 "유동성"은 인류세라는 시대적 맥락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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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의 지형학(Fluidic Topography)>은 제주도의 표면이 지닌 긴 시간의 흔적과 변화를 중심으로, 인간 활동이 자연에 남긴 흔적을 시각화하고 자연과 공생하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번 전시는 제주가 단일한 표상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역사를 지니고 있음을 자연의 다양한 요소와 상징적 이미지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간의 갈등과 상생을 탐구하고자 한다. 박형근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인류세에서의 인간의 위치와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업의 주요 모티브는 제주의 자연을 직접 걷고 탐험하면서 얻게 된 경험에 기반한다. 작가는 인간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인 보행 즉 ‘걷기’라는 행위에 더욱 집중하는데, 이를 통해 물, 불, 바람, 빛과 같은 자연 본연의 힘이 만든 변화를 경험하는 행위를 통해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이와 같은 과정 속에서 작품은 물질과 비물질, 유형과 무형의 경계에서 인간의 주체성을 넘어선 존재로서의 자각을 촉구하고, 카메라로 포착 불가능한 미지의 세계로 도달하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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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작가가 제주의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연구하며 얻은 지형적 흔적과 패턴을 사진과 영상의 형식으로 담아냈다. 용암 지층, 마모된 암석, 무너진 동굴과 같은 제주의 자연적 환경은 그 자체로 인류세 시대를 상징하는 생태적 기억이자, 인간이 자연에 미친 영향에 대한 기록이라 볼 수 있다. 작가는 역사적 장소와 풍경의 미학적 측면을 결합시켜, 기억, 역사, 지질학적 문제의 제시는 자연과의 긴밀한 교감을 통해 지속적 변화를 겪는 환경을 시각화하며,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넘어서는 새로운 연결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박형근 작가의 예술적 세계를 마주해보고자 한다.
피앤씨갤러리 서울에서 박형근 작가의 <유동성의 지형학(Fluidic Topography)>은 인류세 시대의 자연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며, 자연과 공생하며 얻을 수 있는 관계를 고찰해보고 열린 가능성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의 이데올로기, 자본, 사회적 환경적 문제 등에 대해 마주해보고, 인간과 자연의 깊은 교감을 경험하길 기대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