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1.18 15:20
넬 브룩필드 개인전 ‘Inbetweens’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감각을 포착하는 ‘중간자’
12월 24일까지 논현동 두아르트 스퀘이라


넬 브룩필드(Nell Brookfield)는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사진 작업을 했던 과거의 경험을 살려 사람과 문화를 관찰하고 연구하며, 사진을 연상시키는 화면 구도로 작품을 표현한다.
작가의 작품은 붉고 따뜻한 색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며, 기쁜 상태인지 불안한 상태인지 쉽게 알 수 없는 인물과 동물이 등장한다. 그러한 등장인물은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회화적, 조형적 매력을 가지고 관람객의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캔버스의 내부는 세밀하게 묘사돼 있으면서도 마치 일부분을 확대한 사진처럼 주변부가 잘려나가 보이거나, 영화의 한 장면을 캡처한 듯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인물의 얼굴과 몸에 줄지어 가고 있는 개미떼, 인물의 머리카락을 물고 있는 새, 등 소위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기피하고 싶은 불편한 요소와 상황이 등장한다. 작가의 화면 속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구체적 상징과 논리로 풀어내기보다는, 작가가 경험한 감각과 정서의 결을 직관적이고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리넨 위에 작가가 직접 제작한 안료로 그린 표면은 만지지 않고 눈으로만 볼지라도 매우 촉각적인 연상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는 작가가 자신의 상상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더라도 주변의 상황에 대한 밀접한 관심과 애정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색을 활용함에 있어서도 작가는 이성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인 방식을 취하며 캔버스에 색의 층을 쌓는다. 또한 윤곽선과 머리카락, 옷의 패턴과 주름 묘사에서 굽이치는 곡선은 작가 특유의 환상적이고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넬 브루클린은 뉴욕 브루클린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페인팅과 드로잉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로얄 드로잉 스쿨에서 석사과정을,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에서는 인류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포르투갈, 미국, 영국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중국 영국 등에서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전시가 열리는 두아르트 스퀘이라는 포르투갈 브라가와 영국 런던, 그리고 국내에서는2022년에 서울에 진출해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논현동에 위치한 전시 공간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한남동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현재 전시 중인 넬 브룩필드 개인전 ‘Inbetweens’은 12월 24일까지 이어진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