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디아 포르니오 'MASHENUP'

  • 김현 기자

입력 : 2024.11.01 17:01

●전시명: 'MASHENUP'
●기간: 2024. 10. 26 ─ 11. 30
●장소: 쾨닉 서울(소월로38길 30-34)
120 blue on blue, 2024, oil, acrylic, dye, pigment and resin on cotton, 120x90x8.5cm. /쾨닉 서울
160 linen black and white, 2024, oil, acrylic, dye, bleach, pigment and resin on linen, 160x130x8.5cm. /쾨닉 서울
 
KÖNIG SEOUL(쾨닉 서울)은 Clédia Fourniau(클레디아 포르니오)의 국내 첫 개인전 MASHENUP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 가는 16점의 회화 신작을 선보인다. 
 
'MASHENUP'의 중심에는 상이한 요소를 결합하는 것에 대한 포르니오의 흥미가 자리하고 있다. 전시 제목은 이질적인 곡을 결합해 완 전히 새로운 작업을 창조하는 음악적 개념 ‘매시업(mash-up)‘을 암시하며, 작가는 서로 무관해 보이는 이미지, 재료, 제스처가 어떻게 복잡하고도 일관된 전체로 결합될 수 있는지 탐구한다. MASHENUP은 이러한 용어를 유희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회화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해와 오류의 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한다. 그에게 있어 ‘실수‘는 이해와 창조의 새로운 경로를 열어주는 생산적 동력이 된다. 
 
'MASHENUP' 전시 전경. /쾨닉 서울
 
이전의 전시와 비교할 때, 포르니오의 최근 작업은 더욱 간결하고 고요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MASHENUP에서 이러한 절제된 표 현의 작품들은 보다 대담하고 선명한 색감의 작품들과 조화를 이루며 의도적으로 이질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작업은 주황 색이나 색이 칠해진 테두리를 공통 분모로 삼아 서로 연결되어 시각적 및 공간적 리듬을 형성한다. 이는 추상 회화의 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탐구를 반영하며, 각 작품은 더욱 확장되고 상호 연결된 장기적 대화의 일환이 된다. 
 
추상에 대한 포르니오의 접근은 자연주의적 재현과는 무관하다. 그 대신, 작가는 현대적 삶의 복잡성과 모순을 깊이 파고들며 형상, 재료, 색상, 낙서, 이미지 등을 통해 그 모호함을 포착해낸다. 여러 캔버스를 동시다발적으로 작업하며, 그는 즉흥적 표현과 신중하게 통제된 형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다. 
 
190 le roi et l’oiseau & linenlove, 2024, oil, acrylic, dye, bleach, pigment and resin on linen, diptych, 190x400x8.5cm. /쾨닉 서울
포르니오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유화, 은색 및 금색 메탈릭 안료, 무광 마감재 등 새로운 재료를 도입하며, 실험적인 시도를 확장했다. 일부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색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반면, 다른 작업은 회색조와 점점 희미해지는 미묘한 톤을 드러낸다. 이러한 대비는 전시장 내에서 상반된 분위기와 에너지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특히 은회색의 린넨 캔버스는 주변 환경에 따라 빛 을 흡수하고 반사하며,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듯 엄숙한 느낌을 자아내는 동시에 변화무쌍한 생동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사되는 표면에 대한 깊은 관심은 포르니오의 회화에서 중심적 요소이다. 작가는 관객의 시각에 따라 변화하는 레진, 금속성 안료, 진주 빛 운모를 활용해 움직임과 정지 상태가 교차하는 흥미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재료는 관람자가 작품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게 하 며, 그들의 존재를 회화 내부에 통합한다. 반사되는 표면은 은유적이면서도 실제적인 도구로 기능하는데,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본다”라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상기시킨다. 포르니오의 회화는 관객이 작품의 관찰자이자 참여자가 된다는 점 에서 이러한 성찰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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