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0.30 12:55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개인전 '하태임, 강박적 아름다움에 관하여'
작가 일대기적 작품 총망라
회화 50여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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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하태임의 초기작부터, 새로운 ‘컬러밴드’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신작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기회가 마련됐다. ‘하태임, 강박적 아름다움에 관하여’가 12월 8일까지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인 ‘강박적 아름다움’은 새로운 정의를 통해 정신적 긴장과 수행적 행위의 과정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작가의 상징적 아이콘 ‘컬러밴드’의 원류를 찾아가며 1995년 초기 작업부터 2024년 신작까지 작가의 예술세계를 일대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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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품작인 ‘Sans Titre’(1995), ‘Un Passage#2’(1998) 등은 프랑스 유학 시절 타국에서 마주한 소통의 어려움과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 작품에는 비교적 구체적인 이미지와 문자 기호가 등장하는데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색채 표현에 대한 단초가 된다. 이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색의 적층과 소거의 반복적 표현이 더욱 강조되는 ‘Une Porte’(2007), ‘Un Passage’(2008) 등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상화 되어가는 과정을 엿 볼 수 있다. 나아가 2014년부터 최근의 신작까지 작가의 독보적인 작업인 컬러밴드의 정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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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Un Passage No.241036’(2024), ‘Un Passage No.243001’(2024)에서는 그간 보여왔던 분산된 컬러밴드의 구조가 아닌 겹쳐지고 밀집해 곡선의 형태를 이루는 작업을 선보인다. 또한 물감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기도 하고, 정직한 직선의 형태로 흘러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대형 작업은 전시 공간을 압도하며 관람객을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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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시장은 어둡게 연출됐으며 작품에만 강한 빛을 주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극적인 효과를 통해 작품의 색감이 더욱 도드라지며 매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다. 작가 인터뷰를 비롯한 영상, 벽면에 부착된 작가노트까지 입체적인 전시 경험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조향사와의 협업으로 작품의 의미를 공감각적으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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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태임은 디종 국립 미술학교, 파리 국립 미술학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가나아트센터, 쉐마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서호미술관, 한가람미술관 등에서 그룹전을 가졌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모나코 현대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삼성전자, LG전자 등 유수의 기관과 기업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