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가뿐하고 역동적으로… 함명수 개인전 ‘BLOW’

  • 김현 기자

입력 : 2024.10.29 15:39

11월 9일까지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
소품부터 150호까지 작품 20여 점

Blow, 2024, acrylic on canvas, 181.8x227.3cm. /호리아트스페이스
Blow,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 /호리아트스페이스
 
가뿐하고도 역동적인 붓 터치가 화면을 오간다. 동물의 꼬리 같기도, 불어오는 바람을 형상화한 것 같기도 하며 다채로운 색감은 회화적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또한 작품 곳곳의 여백은 빈칸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닌, 물감이 올려진 캔버스라는 공간을 구체화하고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기능한다.
 
11월 9일까지 열리는 함명수(58) 초대전 ‘BLOW’다. 이번 전시는 호리아트스페이스와 아이프미술경영의 공동 기획으로 진행되며 전시 공간은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다. 또한 5년 만에 열리는 함명수의 개인전이다.
 
‘BLOW’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함명수는 1993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재현’에 대해 탐구해 왔다. ‘면발풍경’으로 알려진 풍경 연작을 시작으로 생생한 붓 터치를 강조한 ‘촛불’과 ‘붓꽃’ 연작을 통해 ‘살아있는 감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를 탐구하며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였다. 그리기와 지우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데, 이 행위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인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추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BLOW’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이번 전시 서문을 작성한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은 출품작에 대해 “바람이 불 듯 텅 빈 마음으로”라고 평했다. 이렇듯, 강렬한 자신의 기교와 사유로 캔버스 화면을 가득 채우기보다는 가볍고 경쾌하게 바람결을 그렸다.
 
Blow,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 /호리아트스페이스
Blow, 2024, acrylic on canvas, 91x116.8cm. /호리아트스페이스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자연·도시 풍경 등의 대상을 재현하지 않음으로써 구상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작품을 선보인다. 소품부터 150호까지 크고 작은 20여 점이 내걸린다. 배경 역시 바다가 연상되는 파란색부터, 청록색, 하얀색 등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작품이 가득하다. 작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회화에 대해 성찰하며 집착을 내려놓고 색채의 울림과 리드미컬한 에너지로 응축된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함명수는 목원대학교 회화과와 동국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호리아트스페이스 & 아이프라운지, 조선일보미술관, 갤러리현대 윈도우갤러리, 사비나미술관, 이화익갤러리 등에서 17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Art Pick 30(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23), 윤동주가 사랑한 한글(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 2023), 화랑미술제(코엑스, 서울, 2023), 아트 파리 아트페어(그랑팔레, 파리, 프랑스, 2023,24), 강원작가트리엔날레(평창, 2022),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 특별전(부다페스트, 헝가리, 2021), 뜻밖의 발견, 세린디피티(사비나미술관, 서울, 2020), 유유산수 - 서울을 노닐다(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18), 전환의 봄, 그 이후(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8) 등 120회 이상의 기획단체전에 참여했다. 또한 프랑스 파리 시떼 예술 공동체 레지던시 프로그램(2015)에 초대되어 참여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홍천미술관, 하나은행 등 기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