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0.23 15:53
대드보이클럽, 신디 지혜 김, 우한나 그룹전
11월 23일까지 청담동 지갤러리


대드보이클럽(DadBoyClub), 신디 지혜 김(Cindy Ji Hye Kim), 우한나의 그룹전 ‘Two-side Love’가 11월 23일까지 청담동 지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참여 작가(팀)는 모두 여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동시에 섬뜩할 만큼 직설적인 태도와 시각 언어를 통해, 자신과 주변에 존재하는 이중적 사랑, 인식, 가치 너머를 탐구한다. 회화 작품을 포함해 영상, 설치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저마다의 시각언어를 발화하는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공간이 지하에 위치한 전시장의 특성과 섬뜩하고 그로테스크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 만나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관람객은 오랜 역사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관습과 편견, 차별을 담은 작품을 감상하고 저마다의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사적인 기억과 감각을 그리는 신디 지혜 김은 여러 이야기가 중첩된 흑백 회화를 선보인다. 어린 시절 이주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그리움과 상실감, 애정과 비애 등의 감정은 무의식과 사후 세계를 둘러싼 두려움과 호기심, 그림자와 실체에 관한 탐구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조금씩 비틀어지고 흐릿한 상태로 얽히고설킨 으스스한 화면을 만들어 낸다. 나뭇가지 덩굴과 같은 아치와 병치돼 천장에 매달린 ‘Thousand-Eyed Monster’(2023)는 반투명한 화면에 섬세하게 그려진 수많은 실루엣과 프레임을 여러 측면에서 보게 만들며 사이에 존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특히 화면 중앙에 배치된 가면은 우리나라의 ‘방상시탈’을 그린 것으로 애도의 감각과 가면이 가진 은폐하는 특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우한나는 여성이라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예찬하지만 동시에 사회가 규정한 여성성에는 대항하는 태도를 가진다.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선보이는 조각 작품은 연약함과 강인함, 부드러움과 거침, 탄생과 죽음처럼 대비되는 가치를 양립시킨다. 거대한 손으로 둥근 알을 쥐고 있는 듯한 ‘Mama Piano’(2024)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장 높이 매달린 ‘Bleeding_Cocoa’(2024)는 말라가는 껍질처럼 바스락거리는 질감과 뾰족한 가시 또는 넝쿨을 닮은 실루엣을 가진 우아하면서도 왠지 모를 서늘함을 품은 ‘꽃’이다. 이 꽃은 관상의 대상이거나 그윽한 향을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올려다보기를 잠시 주저하게 하는 낯선 아름다움으로 발한다.


대드보이클럽은 오랜 역사에서부터 지금까지 반복되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다룬다.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매체를 경유하며 동시대 바이럴 콘텐츠나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사물과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며 가상의 사물로 형상화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물을 ‘여성의 경험에서 비롯된 고통의 파편을 반영한 무기’라고 부르며, 여성으로서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노골적으로 지적한다. 작품 ‘S/Z’는 온라인 플랫폼을 배경으로 만난 가상인물 S와 Z가 대화를 나누는데, 이는 단순한 언어의 주고받음이 아닌, 견고하게 자리 잡은 여성에 대한 환상과 편견에 기인한 오독과 오해를 기반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