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0.16 17:06
개인전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
11월 16일까지 소격동 학고재



배우 생활을 하며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고 경험한 바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 하정우의 개인전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이 11월 16일까지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 제작한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하정우가 모로코에서 5개월간 생활하며 경험한 전통 문양과 문화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도 포함한다. 특히 카펫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은 규칙적인 선과 기하학적인 패턴이 화면을 이루고 있는데, 각 작품마다 패턴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했을 때 작가가 표현한 세밀함에서 오는 에너지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하정우는 이를 통해 신비로움과 순수성을 강조한다. 미술로 거창한 걸 이루기보다는 단순히 좋아서 작업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세계를 돌아다니며 발견한 토속적 문양을 활용해 인간 내면의 직관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대학생 시절 들은 연기 수업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며 “교수님이 말하시길, 배우는 무표정이 가장 어렵다고 했습니다. 배우가 보통 연기를 하면 카메라 앞에서 무엇인가를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하는데, 교수님은 정반대로 무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얼마나 오래 있을 수 있는지를 강조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표정이 없다. 더하거나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표방한다.


배우로서 다양한 페르소나를 경험한 하정우는 영화 ‘대부’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전시 제목을 결정했다.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는 “믿을 수 있는 식구 말고 누구한테도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는" 의미로, 이는 곧 "내 안에 있는 진정한 나와의 만남을 원하는" 마음을 반영한다는 의미다.

예술은 단순한 시각적 표현 수단을 넘어, 작가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과 진실을 끌어내는 통로가 된다. 하정우의 작업 역시 이러한 창조적 열망과 마음속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작품은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감정과 경험을 자유로운 형태로 드러내며, 그 과정에서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한편, 하정우는 2004년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한 뒤 2010년부터 가나아트, 표갤러리 등의 갤러리에서 10회 이상의 개인전을 가졌고, 석파정 서울미술관, 롯데갤러리,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