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9.20 17:22
●전시명: 'Room Tone'
●기간: 2024. 9. 13 ─ 10. 8
●장소: 에이라운지 갤러리(종로구 백석동1가길 45)


에이라운지는 2024년 9월 13일부터 10월 8일까지 고등어의 개인전《Room Tone》을 선보인다. 3년만의 개인전으로 많은 이목을 끌고있다. 《Room Tone》은 고등어 작가의 페인팅과 드로잉 텍스트, 그리고 사운드를 가지고 방 안에서 발생하는 신체 이미지에 대한 시퀀스를 만들어가는 전시이다. 전시작은 총 26점으로, 텍스트와 짝을 이루는 작품군과 페인팅, 시퀀스 세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와 함께 짝을 이루는 작품들은 구글 아트 앤 컬쳐(Google Art & Culture)와 미술관 사이트에서 수집한 성서 이미지를 확대·크롭 후 작가만의 형식으로 재제작한 것이다. 텍스트 역시 작가가 직접 작성한 글로서 클레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에게 룸은 시간을 보내는 실제 공간이기도, 내밀하고 개인적인 내면이기도 하다. 하여 페인팅 작품에선 그가 룸 안에서 느끼는 긴장과 불안, 기억 그리고 죽음에 관한 사유가 신체 이미지와 텍스트로 표현된다. 시퀀스 작품은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히스테리 연구와 이론을 배운 인물로 알려져 있는 샤르코(J.M. Charcot)와 알베르 론드(Albert Londe, 사진가)의 히스테리 연구를 위한 표본 촬영에 기반을 둔다. 샤르코는 히스테리의 표본 연구를 위해 촬영을 시도했으나,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얻진 못하였다. 이 둘은 크로노포토그래피라는 사진 기술을 사용하였다. ‘동체사진술’이라 번역되는 이 기술은 12컷이 연속적으로 촬영되는 기법이다. 고등어 작가는 시퀀스 시리즈에서 히스테릭한 증상이 잘 표현되지 않아 누락되고 발표되지 않은 이미지들을 상상하면서,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선 그녀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했는지 상상하면서 드로잉했다.

고등어(b.1984)는 오랫동안 식이장애를 앓아왔던 사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여 자신의 신체가 지각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왔다. 작가는 문학 작품이나 뉴스 일상에서 마주하는 감상 등을 탐구해 회화 속 인물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구축해 나간다. 작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오브제나 분할된 화면 등은 어던 사건이 이제 막 일어날 것만 같은 미스테리하고 언캐니(uncanny)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안에 어렴풋이 암시되는 이주, 노동, 폭력, 욕망, 관계와 고립 등의 서사는 우리가 사회 구조 속에서 반응하여 지각할 수 있는 ‘외연적 신체’를 탐구해보고자 하는 고등어의 태도를 반영한다. 최근 작가는 매체에 따라 내러티브가 달리 전달되는 방식에 주목하면서 영상과 설치 등으로 작업을 확장하고 있다.
고등어 작가는 숙명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매년 주목할만한 젊은 작가를 모아 기획하는 전시 《젊은 모색》에 2008 년 선정되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에이라운지(2021), 소마 미술관 드로잉 센터(2017)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Hexed Bexed & Sexed》(2023), West Den Haag(헤이그), 《Walkie Talkie Shaking》(2022), 아트스페이스 보안, 제 11 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2021), 《Via Animation Festival》(2019), Viborg Museum(비보르), 《여성의 일》(2018), 서울대학교 미술관, 《노동을 대하는 예술가의 자세》(2016), 인천아트플랫폼 등의 기획전·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