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리를 물감 삼는 김영리 개인전 ‘空間: 빛과 소리의 흔적’ 개막

  • 김현 기자

입력 : 2024.09.06 12:54

신작 비롯한 작품 50여 점 출품
9월 24일까지 종로구 나마갤러리

‘空間: 빛과 소리의 흔적’ 전시 전경. /아트조선
 
멀리서 보면 털실과 같은 패브릭 소재를 캔버스 위에 부착한 듯 입체적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규칙적인 원형 픽셀을 유기적으로 재구성한 평면 회화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상반되는 색을 과감하게 한 캔버스 안에 담아 아름다운 색의 조화를 실현해 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기하학적 형태의 반복과 아름다운 색의 대비에 매료된 듯 작품 앞에 오래 머무르는 모습이었다.
 
작가 김영리는 색 분할과 반복적인 원형을 통해 유기적 형상을 탐구하며 색을 통해 얻는 에너지와 단순화된 형태에서 오는 유희, 자신의 내면과 삶을 성찰하는 과정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空間: 빛과 소리의 흔적’ 전시 전경. /아트조선
 
김영리 개인전 ‘空間: 빛과 소리의 흔적’이 9월 24일까지 나마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작업 여정을 보여주는 대표작 ‘In’부터 ‘Helical Trace’, ‘Resonance’, ‘Rope’는 물론, 신작인 ‘Space’까지 총 50여 점의 작품을 전시장 1층과 2층에 걸쳐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여유와 자유로움을 느꼈다.”라며 전시를 준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김영리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로 유학을 떠나 다양한 매체를 접했다. 또한 먹을 활용한 표현주의 작품으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회화 작업을 지속하기도 했다. 특히 중세시대의 대표적인 미술 기법인 템페라를 현대 회화에 접목해 색감과 형태, 그리고 철학적 탐구를 표현해내고 있다.
 
템페라는 유화가 탄생하기 전까지 사용된 서양미술의 기본 재료다. 천연 안료와 달걀 노른자, 벌꿀, 무화과즙 등을 용매제로 사용해 내구성과 투명성이 뛰어난 물감을 만들어내는 기법이다. 이러한 서양화 재료를 바탕으로 동양화의 감성과 여백을 캔버스 위에 구현해 동서양의 조화를 실현하고 있다.
 
‘空間: 빛과 소리의 흔적’ 전시 포스터. /나마갤러리
 
한편, 작가는 아트조선스페이스, 한남 나인원 프린트베이커리, 갤러리조은, 가산화랑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아트부산, 키아프, 화랑미술제 등 다양한 페어에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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