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9.05 16:35
4일 키아프·프리즈 개막
전 세계 컬렉터와 관계자 관심 쏠려
수준 높아진 키아프·힘 빼고 실속 챙긴 프리즈

9월 4일, ‘키아프(KIAF)’와 ‘프리즈(Frieze)’가 개막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대부분 프리즈는 국내 시장 파악을 마친 뒤 ‘팔릴’ 작품을 가져오며 안정적인 경향이 확대된 데 비해, 키아프는 오히려 도전적이고 전시 그 자체로의 본질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픈 첫날 프리즈에서 타데우스 로팍은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의 작품을 약 15억 원에, PKM 갤러리는 유영국 작품을 약 20억 원에, 페이스 갤러리는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작품을 7억 4000만 원에, 화이트 큐브는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작품을 약 10억 원에, 페로탕은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의 작품을 8억 원에 판매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키아프 역시 첫날 디스위켄드룸의 최지원 작품을 모두 판매했다. 갤러리 그림손의 채성필 작품도 ‘완판’ 됐고, 에브리데이몬데이 역시 김희수의 작품을 여럿 판매, 무나씨의 작품을 모두 판매했다. 또한 해외 갤러리 역시 작품을 여럿 판매하며 성과를 이어갔다.
키아프의 수준이 올라간 원인은 한국 갤러리 관계자들이 프리즈에 출품되는 작품을 직접 보고 경험하며 세계적 미술의 흐름을 체득하고 따라가게 된 이유도 있다. 그러나 '보고 배웠다'는 이유만으로는 입이 ‘쩍’ 벌어지는 키아프의 성장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주된 이유는 프리즈와 키아프에 동시에 참여하는 갤러리들이 수익성의 측면으로 프리즈를 대하다 보니, 자연스레 키아프에서는 갤러리의 개성을 드러내거나 좋은 작가와 작업을 소개하게 됐다는 점이다. 1년 차에는 한국 관람객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등 눈이 휘둥그레질 작품을 들고 나왔다면 이제는 어느정도 힘을 뺐다는 평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40대 여성 관람객은 "프리즈와 키아프를 매년 방문하고 있는데, 올해는 키아프의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내년엔 더 좋아지는 것 아닌가."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40대 여성 관람객은 "프리즈와 키아프를 매년 방문하고 있는데, 올해는 키아프의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내년엔 더 좋아지는 것 아닌가."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키아프와 프리즈에 동시에 참여하는 국제갤러리는 프리즈에서 박서보, 하종현, 양혜규, 함경아, 강서경, 빌 비올라(Bill Viola),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등 많은 작가를 대거 포진해 전방위적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키아프에서는 정반대로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솔로 부스를 꾸렸다. 판매에 집중해 다양한 작가를 선보이지만, 한 작가의 작업을 자세히 들여다보기엔 아쉬운 아트페어의 특성을 보완해 김윤신의 신작 조각 작품부터 회화 작품까지 폭넓게 출품했다. 또한 행사 첫날 부스에는 작가 김윤신이 직접 관람객을 맞아 많은 화제가 됐다.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페레스 프로젝트는 이미 프리즈 런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프리즈 서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키아프에서 ‘프리즈 급’ 부스를 구성하게 됐다. 현재 전시 진행 중인 안톤 무나르(Anton Munar)부터 전시를 앞두고 있는 한국 작가 이근민, 그리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파올로 살바도르(Paolo Salvador) 등의 작품이 내걸렸다.


키아프의 공간 구성에도 변화가 있다. 올해는 전시 공간을 코엑스 1층의 A, B홀과 그랜드볼룸, 2층 더 플라츠까지 확대해 사용하며 F&B 라운지와 휴식 공간도 넓혔다. 젊은 건축가 장유진과 협업해 동선과 부스 배치를 새롭게 디자인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 키아프의 공간은 하나의 도시 거리를 연상시키며 관람객이 공간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도심을 탐험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한 전시 관계자는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기간이 유럽 휴가 기간과도 겹치는데, 갤러리들이 휴가를 포기할 만큼 프리즈 서울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지는 않은 것 같다. 키아프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 열릴 키아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는 프리즈만 관람하고 키아프는 ‘스킵’하던 컬렉터들이 다시 키아프에 방문하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행사를 제외하면 프리즈는 이제 2회가 남았다. 프리즈가 계속해서 서울을 거점으로 행사를 전개할지 다른 도시로 옮겨갈지는 미지수지만, 올해만큼은 프리즈가 떠난 뒤에도 키아프가 한국 미술시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는 프리즈만 관람하고 키아프는 ‘스킵’하던 컬렉터들이 다시 키아프에 방문하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행사를 제외하면 프리즈는 이제 2회가 남았다. 프리즈가 계속해서 서울을 거점으로 행사를 전개할지 다른 도시로 옮겨갈지는 미지수지만, 올해만큼은 프리즈가 떠난 뒤에도 키아프가 한국 미술시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