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대신 눈맛… 한국미 새롭게 정의할 ‘한국미의 레이어’ 출간

  • 김현 기자

입력 : 2024.08.19 15:00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 안현정 집필
생생한 문화재 26점·작가 26인 소개
연계 전시 11월 28일부터 ACS(아트조선스페이스)

‘한국미의 레이어’ 표지. /아트레이크 출판사
 
“미술은 수많은 인구와 막대한 사회 자본을 유지하고 운용할 수 있는 경제 대국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제는 거대한 문화 용광로 속에서 제3국 혹은 소수 가치의 독창성이 더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P.6)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 안현정이 한국미를 새롭게 정의할 ‘한국미의 레이어’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개념을 나열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문화재와 현대 작가를 예로 들며 사진 자료와 적절한 해설을 곁들여 많은 사람이 한국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물의 초상(2306011), 2023, Natural pigments on canvas, 116x89cm. /아트조선
김근태, 2022-136, 2022, Mixed media on canvas, 162x130cm. /아트조선
고스트 시리즈 Ghost Series, 2010, Soap, varnish, colourance and fragrance, 25ⅹ13ⅹ13cm. /아트조선
 
그야말로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며 ‘한국미스럽게’ 다가갔다. 분청사기, 달항아리, 고려불화, 달마도, 창령사 터 나한상, 미인도, 창덕궁 등 26점의 문화재를 김근태, 최영욱, 신미경, 김미숙, 하태임 등 26명의 현대 작가와 연결 지어 이 책을 통해 과거에서부터 현대 그리고 미래까지 뻗어나가는 ‘한국인의 독특한 활력’을 제시했다.
 
부제인 ‘눈맛의 발견’은 예술 작품을 대할 때 ‘눈맛’ 즉,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독자 스스로 ‘눈맛’을 키울 수 있도록 챕터를 삽입했다. 독자는 일상 속에서 쉽게 미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김두량, 모견도(母犬圖), 40x56.5cm.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목차는 크게 1부, 2부, 3부 그리고 부록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도자기의 빛과 색의 레이어를 다루며 김택상, 박종규, 김근태와 같은 작가를 대조한다. 2부는 그림과 글씨의 레이어를 탐구한다. 신제현, 한호, 우종택 등의 작가가 함께 소개된다. 3부에서는 공예와 건축의 통감각적 레이어를 관찰하며 신미경, 하태임, 김현식 등 작가의 미학을 연구한다.
 
마지막 부록은 글로벌 시대에 활발히 뻗어나가는 한국미에 발맞춰 영문 버전으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마치 갤러리에서 작가의 대표작을 보듯 누구에게나 소개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정선,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영조 27년(1751), 79x138.2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국미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아름다움이 아닌, 현재의 시각에서 과거를 바라보며 마침내 미래까지 전망할 수 있는 원형이다. 이에 대해 연계 전시가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11월 28일부터 12월 2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미의 ‘눈맛’을 직접 전시장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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