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 광고판부터 캔버스까지… 팝 아트 거장 ‘제임스 로젠퀴스트’ 대규모 회고전

  • 김현 기자

입력 : 2024.08.14 13:22

제임스 로젠퀴스트 국내 첫 회고전
9월 29일까지 종로구 세화미술관

뉴욕의 브룸가(街) 스튜디오의 작품 앞에서 찍은 제임스 로젠퀴스트, 1964-65년경. /제임스 로젠퀴스트 재단
본질적 존재, 2015, 캔버스에 유채, 회전 가능한 거울에 채색, 205.7x170.2cm. /세화미술관
일식, 1991,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알루미늄 시계 바늘, 시계 장치와 변형 캔버스 부착, 122x198cm. /세화미술관
 
뉴욕 타임스퀘어가 관광 명소로 소개되는 이유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뉴욕 브로드웨이에 밀집한 옥외광고판 덕분이다. 타임스퀘어의 대형 옥외광고는 화려한 이미지와 카피로 대중의 시선을 끌고 상품을 홍보한다. 찰나의 순간에도 잊혀지지 않기 위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시각예술과 자본주의가 결합한 또 하나의 무대다.
 
그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작가가 있다. 미국 팝 아트 거장으로 불리는 제임스 로젠퀴스트(James Rosenquist)다. 1933년에 태어난 로젠퀴스트는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뉴욕으로 이주해 예술학생연맹에서 미술 수업을 듣지만 생계를 위해 상업 예술가가 돼 타임스퀘어와 도시 전역의 광고판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예술에 갈증을 느껴 1960년에는 맨해튼의 작은 스튜디오 공간을 임대해 전업 작가로 전향했다.
 
시계 중앙의 공백-시간 기록자, 2008, 캔버스에 유채, 나무에 채색하여 접합, 213.4x137.2x22.9cm. /세화미술관
수학적 다중우주로 들어가는 입구, 2014, 캔버스에 유채, 173x135cm. /세화미술관
 
이후 로젠퀴스트는 미국 팝 아트 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상의 상업적 이미지를 활용하는 팝 아트의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옥외 광고판을 그린 경험을 토대로 거대한 화폭과 능숙한 기법으로 작가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현대 소비사회의 기호를 모순적으로 배치해 상업 매체를 비판했고, 예술가 권리 운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비판적 행보를 이어갔다.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 전시 전경. /세화미술관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 전시 전경. /세화미술관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 전시 전경. /세화미술관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 전시 전경. /세화미술관
 
제임스 로젠퀴스트의 국내 첫 회고전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가 9월 29일까지 종로구 세화미술관(관장 서혜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제임스 로젠퀴스트 재단과 협력한다. 특히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을 대거 포함해 29점과 아카이브 자료 36점이 내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60여 년간 당대 미국의 시대상과 자신의 경험, 시공간과 우주를 주제로 한 콜라주 작업을 거대한 화면에 옮기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작품 ‘일식’은 철제 프레임 위에 설치돼 작품 뒷면에 서명을 남긴 작가의 흔적까지 보인다. 또 전시장을 잇는 통로는 바닥과 양 벽면에 시트지 작업을 해 마치 로렌퀴스트의 세계관 속에 와 있는 착각이 들게 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