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12 15:46
100호 5점, 5호 20점 다양한 크기로 그린 얼굴
간결한 선과 개성있는 색채로 인물의 특징 살려
8월 25일까지 삼청동 도로시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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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수많은 얼굴이 가득하다.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기도 한다. 저마다의 눈빛은 다른 색으로 빛난다. 다른 각도와 다른 색으로 인간 얼굴의 조형적 미를 탐구한다. 윤기원의 전시 ‘얼굴’이다. 8월 25일까지 삼청동 도로시 살롱에서 열린다.
윤기원은 오래전부터 간결한 선과 파격적인 색채로 인물의 특징을 살려 단순화해 그려내는 개성강한 인물화로 사랑받아온 작가다. 살아가는 동안 만나고 경험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그림’으로 기록해 오는 일에 몰두해 온 윤기원은 20년이 넘게 인물화를 그려오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 주목하며 여자친구, 아내, 친구, 동료 화가, 배우, 운동선수 등 ‘아는 사람’을 그려왔지만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그린 작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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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얼굴을 그리며 그 사람과 자신과의 관계, 자신이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감정, 자신이 그 사람으로부터 느낀 성격, 태도 등을 중심으로 얼굴의 외형적 특징과 인상은 물론, 인물의 내면적 특징도 함께 포착하여 표현하는데에 집중해 왔던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는 오롯이 조형적이고 외형적 매력을 중심으로 선택한 사람들의 얼굴을 그렸다. 지금까지 윤기원이 그린 얼굴이 한 사람에게서 느끼는 인상과 느낌을 중심으로 그려냈던 것이라면, 이번에 보여주는 얼굴은 윤기원이 매력을 느낀 얼굴이다. 이전의 얼굴들이 다정하고, 친근하며, 때로는 까칠하고 또 엉뚱했다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얼굴들은 화려하고,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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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또한 단순하다. 작품 속 인물에 서사나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외면적 특징을 잡아 ‘볼빨간 소녀’, ‘챙 넓은 모자’ 등으로 표현한다. 또한 캔버스 옆면까지 빈틈없이 채색해 완성미를 갖췄다. 굵은 선과 높은 채도의 색감을 통해 윤기원의 강렬하고도 미니멀한 회화적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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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100호 대형 작품 5점과, 이제까지 작가가 거의 발표한 적이 없는 소품인 5호 작품 20점 등 총 2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가 이렇게 많은 양의 소품을 전시하는 것은 처음으로, 스케일로 압도하는 대형 작품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