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31 15:59
●전시명: '뜨거운 햇빛과 서늘한 그늘'
●기간: 2024. 8. 9 ─ 9. 29
●장소: 알부스 갤러리(용산구 한남대로28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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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부스 갤러리는 2024년 8월 9일부터 9월 29일까지 성률의 첫 개인전 <뜨거운 햇빛과 서늘한 그늘 Sunshine and the Shad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성률이 포착한 사라질 운명을 지닌 공간을 담은 그동안의 작업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성률은 그래픽 노블 『여름 안에서』(문학동네, 2020)로 한국인 최초로 제16회 일본국제만화상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지속적인 일러스트와 회화 작업을 통해 국내외 다수의 팬층을 형성하며 본인만의 작업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성률의 화면 속 불규칙하게 번진 수채 물감과 정교한 붓 터치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잊힌 우리의 감각을 선명하게 불러온다. 어딘가 먼 장소로 데려다 놓다가도, 한때 존재했던 익숙한 시간 속으로 옮겨둔 것 같기도 하다. 숨이 차오르는 뜀박질, 골목 사이의 햇빛과 그늘, 먼 곳과 여기, 일상과 몽상. 그리고 문득 마주한 이국의 풍경들은 작품을 바라보는 주체와 작가의 세계가 화면 위에서 교차하며, 기억 저편의 시절과 장면이 여전히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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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투명한 수채화는 작가의 주된 표현 매체이며 정체성에 가깝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창작이 화두가 되는 이 시점에, 작가가 수채화로 섬세하게 포착한 장면은 느리게 시간을 붙잡으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미 사라졌거나 언젠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일상의 풍경이 소중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흐르는 물감처럼 유동적인 화면을 보며, 작가는 시작과 끝이 없는 꿈처럼 익숙하지만 낯선 장면들과 그 조각의 틈을 각자의 이야기로 채워나가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성률의 첫 개인전으로 『여름 안에서』의 원화부터 새롭게 시도한 대형 수채화, 아크릴 작업 등 총 100여 점이 넘는 그의 확장된 작업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과 서늘한 그늘. 그 양 끝의 감각이 모두 공존하는 작가의 그림을 닮은 이번 전시를 통해 따가운 여름 위에서 발견한 비밀스러운 그늘과 같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