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16 17:00
오는 11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최 예정


비디오 아트 거장 빌 비올라(Bill Viola·73)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자택에서 별세했다.
비올라는 영상 매체를 현대미술의 주요 장르로 확립하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으며 ‘비디오 아트의 램브란트’라고 불리기도 했다. 특히 고속 촬영을 통한 슬로우 모션 기법으로 시간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느리게 조절하고 그 흐름을 시각화함으로써 관객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를 사유하도록 이끌며 지각과 인지를 변화시켰다.
지난 50년간 비올라의 작품은 다양한 전시를 통해 전 세계 관객을 만난 한편 매 시기 비디오 아트의 새 지평을 열었다. 비올라는 1995년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을 대표하여 참가했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커미션을 받아 첫 번째 고화질 비디오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오페라 감독 피터 셀러스(Peter Sellars)와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과 함께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의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를 위한 프로젝트를 작업하기도 했다.

비올라는 비디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면서, 매체의 표현 가능성을 꾸준히 실험했다. “내 작품이 존재하는 가장 결정적인 곳은 미술관도, 상영관도, 텔레비전도, 심지어 스크린도 아닌, 바로 그것을 보는 관객의 마음이다” 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비올라는 국내에서도 전시를 선보인 바 있으며 철학적, 영적, 미술사적 전통에 대해 뛰어난 이해를 바탕으로 작업 세계를 전개했다. 오는 11월에는 삶과 죽음, 그 여정의 근원적이고 존재론적인 주제를 탐구해 온 혁신적인 비디오 아트 작품을 국제갤러리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