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CI YOUNG CREATIVES 선정된 신종민·유도원 개인전 열린다

  • 김현 기자

입력 : 2024.07.02 16:38

재창조가 가능한 가변적 조각의 정체성 탐구하는 신종민
인간의 시각에 대해 고찰하는 유도원
2024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 전시
4일부터 8월 10일까지 종로구 OCI미술관

신종민 ‘Deus ex machina’ 디테일 컷. /OCI미술관
유도원, PIR MAP #5, 2024, latex ink on wallpaper, 18×40×20㎝. /OCI미술관
 
2024 OCI YOUNG CREATIVES에 선정된 신종민(30)과 유도원(33)의 개인전이 4일부터 8월 10일까지 OCI미술관 1층과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OCI YOUNG CREATIVES는 OCI미술관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OCI미술관은 만 35세 이하의 신진 작가 6명을 선정하고 창작 지원금과 전시 기획, 1:1 평론 매칭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전시는 1층과 2층에 걸쳐 두 명씩 묶어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번 신종민·유도원의 개인전은 2024 OCI YOUNG CREATIVES의 두 번째 전시다. 지난 5월 박예나·이영욱의 전시가 열렸고 8월에는 오연진·조효리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신종민, Deus ex machina, 2024, steel, cement, silk, magnet, acrylic, dimensions variable. /OCI미술관
신종민, 데이터베이스, 2023-2024, steel, cement, silk, magnet, acrylic, dimensions variable. /OCI미술관
신종민, Asset:/ragdoll/배서홍character, 2024, steel, cement, silk, magnet, acrylic, 205×70×30㎝. /OCI미술관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법한 캐릭터들이 널브러져 있다. 가상 세계에 입장한 듯 오래된 디지털 게임을 연상케 한다. 신종민이 구축한 세상이다.
 
전시 공간의 모든 존재는 현실 속 정체성은 까맣게 잊은 채 작가로부터 낯선 맥락을 부여받는다. 아버지의 형상을 하늘에서 뚝 떨어진 메시아로 묘사하고, 군 면제를 받은 친구에게 군복을 입혀 입대를 은유한다. 자신의 페르소나에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붙이고 한 손에는 권총, 다른 손에는 검을 장착시켜 전지전능한 능력을 부여한다.
 
신종민이 선보이는 작품은 그 자체로 존재함과 동시에 다음 작업 제작을 위한 작가의 데이터베이스에 예속된다. 작품 자체가 재료로 사용되며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무한한 형상과 내러티브를 얻는다. 뼈대가 그대로 드러난 부분으로 보이는 텅 빈 내부, 낮은 해상도를 연상케 하는 얇고 찢어진 면, 빛바랜 색채 모두 끊임없이 재창조가 가능한 가변적 조각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골조 위에 붙은 외형을 개조하며 영구히 변화하는 이 조각들은 마치 게임 속 캐릭터에 새로운 아이템을 부여하며 모습을 바꾸고 능력을 강화하는 방법과 유사하게 보인다. 신종민의 개인전 ‘Add-on’은 OCI미술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유도원, PIR MAP #8, 2024, latex ink on wallpaper, 18×18×18㎝. /OCI미술관
유도원, 다중 게이지 블록(10mm), 2024, Multi-Gauge block(10mm), latex ink on dibond, 15×13㎝. /OCI미술관
유도원, 다중 봉제인형(티라노사우르스), 2024, Multi-Soft toy(Thyrannosaurus Rex), latex ink on dibond, 121×166㎝. /OCI미술관
 
유도원은 관람객의 눈을 속이는 위트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인간의 시각에 대해 고찰한다. 정확하게 보기 위한 고찰이 아닌, 보는 행위가 얼마나 가변적이며 주관적인지에 대해 연구한다. 과학적 보기 방식으로 널리 알려진 투시 원근법조차 보는 사람이 서 있는 위치에서 보이는 시각만을 겨우 재현할 뿐이다.
 
세상은 3차원이지만 우리의 눈은 늘 3차원의 일부만, 평면으로 볼 뿐이다. 이렇듯 ‘보는’ 행위는 주체의 위치, 즉 신체와 직결된다.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달라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도원의 흥미로운 시각 실험을 통해 3차원의 입체가 1차원적 평면으로 옮겨질 때, 또는 평면이 양감을 갖게 될 때 우리의 눈에 맺히는 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그리드 판 위에 놓인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편집한 뒤 하나의 다중 평면으로 합쳐내기도 한다. 또한 3D이미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프로그램 ‘RIP MAP’의 프로세스를 뒤집어 가까울수록 작게, 멀어질수록 크게 표현하며 원근법을 반전시키기도 한다. 유도원의 개인전 ‘flat flat flat; 납작들’은 OCI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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