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4년의 달력은 어떤 모습일까?

  • 김현 기자

입력 : 2024.06.11 15:29

‘로와정’ 개인전 ‘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
설치, 회화 비롯한 작품 선보여
7월 6일까지 소격동 학고재

2184, 2024, 아크릴에 UV 인쇄, 57x40cm. /학고재
WHY,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60x60cm. /학고재
 
개념주의 전통을 잇는 신진 작가 로와정의 개인전 ‘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가 7월 6일까지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린다. 로와정은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만난 노윤희(43), 정현석(43)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컬렉티브의 명칭이다. 로와정은 2007년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 대한 통찰력 있는 사유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작가의 작품은 주제나 형식이 반복되지 않고 자유롭게 변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속옷 두 벌을 교차하여 안으로부터 조명을 비추어 별을 만들어 ‘밤마다 행복했으면’(2010)이라는 제목을 부여한 작품, 집안의 모든 일상 사물을 원형으로 배치한 후 조명의 빛을 마스킹테이프로 형상화하여 다시 원뿔형으로 연결한 ‘생활의 발견’(2010), 오래 써 흠집이 난 도마에 안녕을 고하며 ‘bye - bye’라는 두 단어를 새긴 ‘Bye – Bye’(2014), 인쇄물 곳곳에서 수집한 나무가 있는 사진에서 나무를 도려내고 그 위에 실재 나무 모양을 일으켜 세운 작품, 관객에게 이미지와 사물의 위계(位階)를 재고하게 한 ‘Souvenir of somewhere (tree)’(2013) 등의 작품으로 비평가와 대중 모두에게 주목 받았다.
 
imago, 2024, 원료를 알 수 없는 기념품, 26.5x26.5x25cm. /학고재
 
이번 전시 출품작 ‘imago’는 출처와 재료를 알 수 없는 기념품에 ‘이것은 공상적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This was inspired by an imaginary story)’라는 문구를 써 완성했다. 모든 사물을 비추는 카메라 렌즈를 연상시키면서도 때로는 모든 이미지를 삼키는 깊은 우물이나 세숫대야를 떠올리게 한다. 이미지를 뜻하는 라틴어 ‘imago’는 많은 의미를 지니는 단어로, 모든 상상과 개념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인 동시에 미지에 갇힌 공간이다. 이 밖에도 작가의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다수 출품된다.
 
‘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 전시 전경. /학고재
 
한편, 로와정은 에이라운지(2020),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19, 2018), 아마도예술공간(2016), 스페이스 비엠(2015)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제주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작가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울산시립미술관 등의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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