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04 16:51
신미경 개인전, 비누로 제작한 신작 100여 점 전시
2025년 5월 5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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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를 실제로 본 사람은 없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형성된 구체적인 형상은 보편적인 이미지로 뚜렷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를테면 순백, 커다란 날개, 부유하는 신체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이에, 작가 신미경(57)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사나 문학에서 익숙한 대상이지만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천사의 상징성과, 사라져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일상품인 비누의 물질적 속성을 연결한 작품을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들여다보고 천사의 세계를 공감각적으로 경험하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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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신미경의 전시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은 2025년 5월 5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에서는 비누의 물질적 속성이 갖는 ‘투명성’과 이를 극대화하는 ‘빛’, 그리고 ‘향기’를 매개로 성인은 물론 어린이까지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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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경은 이번 전시를 위해 100여 점의 신작을 제작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엔젤 시리즈’와 ‘페인팅 시리즈’, ‘세 천사: 향유 드로잉 시리즈’의 제작 과정과 작가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어린이갤러리 2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화장실에서는 ‘화장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누로 된 작품을 직접 사용해 보며 닳아 없어지는 천사의 형상을 경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8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신미경이 직접 진행하는 워크숍이 열린다. 참여 어린이는 작가가 직접 준비한 비누 위에 상감의 방식으로 천사의 날갯짓을 표현해 보며, 보이지 않는 존재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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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세대를 초월해 흥미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천사의 빛과 향기로 가득한 이번 전시에서 천사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신미경 작가의 작품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신미경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에서 조소 전공으로 석사를,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도자와 유리로 석사를 졸업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서양의 고전 조각상과 동양의 불상, 도자기와 같은 특정 문화를 대표하는 역사적 유물과 예술품을 비누를 이용해 번역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일상품인 비누의 물질적 속성을 작품의 주제와 연결함으로써 사라지는 것과 존재하는 것의 접점에 있는 이야기를 미술로 풀어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신미경은 작년 제2회 하인두예술상을 수상했으며 오는 14일에 수상기념전 ‘신화장구지新花長舊枝’를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가질 예정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