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19 17:18
21일까지 세텍(SETEC) '아트 오앤오(ART OnO)'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24 브리즈 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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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목) 서울에서 두 개의 아트페어가 열렸다. ‘아트 오앤오(ART OnO)’와 ‘2024 브리즈 아트페어’다. 두 아트페어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시작부터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았던 키아프(Kiaf)와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는 달리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쉽게 접해보지 않은 ‘알짜배기’를 소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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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트 오앤오(ART OnO)’는 30대 젊은 컬렉터인 노재명 대표가 올해 야심차게 설립해 눈길을 끌었다. 노재명 대표가 그간 컬렉터로 교류를 하며 알게 된 국내외 유수의 갤러리를 이번 페어장에 아낌없이 쏟아놓았으며, 국내 갤러리보다 해외 갤러리의 비중이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페어장에서 아주 친숙하게 느껴졌던 ‘단색화’류의 작품은 더 이상 갤러리 부스에서 찾아볼 수 없었으며, 해외 유명 갤러리가 지금 이 순간 주목하는 작품이 내걸려 개성을 뽐냈다.
참여 갤러리는 ‘카데 카펠라(cadet capela)’, ‘매리안 이브라힘(Mariane Ibrahim)’, ‘니콜라스 크루프(Nicolas Krupp)’, ‘레이지 마이크(Lazy Mike), ‘갤러리징크(Gallery Zink)’를 비롯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유명한 ‘츠타야’까지 한국에 처음 진출했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꾸려졌다. 또한 ‘에스더쉬퍼(Esther Schipper)’, ‘두아르트 스퀘이라(Duarte Sequeira)’, ‘페레스프로젝트(Peres Project)’, ‘탕 컨템포러리 아트(Tang Contemporary Art)’ 등 한국에 지점을 둔 해외갤러리는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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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람객은 “국내 아트 페어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지만, 동시에 비슷비슷하게 획일화되는 듯한 단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트 오앤오는 조금 다른 분위기인듯해 더욱 볼거리가 많았다”라고 관람평을 남겼다. 실제로 노재명 대표는 해외 갤러리에게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출품하도록 독려한 바 있다. 또한 갤러리 신라는 상업주의에 저항하는 로버트 배리(Robert Barry) ‘클로즈드 부스’를 선보여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고, F&B 섹션의 핫도그 매장 ‘TASTE AND TASTE’은 바나나를 벽면에 테이프로 붙여 유명세를 탄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작품 ‘코미디언(Comedian)’을 오마주하기도 했다.
다만, 퀄리티를 신경 쓰다 보니 규모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20여 개국 50여 개 갤러리가 참여했지만 티켓 가격 5만 원 대비 갤러리의 수가 적다는 것이다. 티켓 가격 2만 원에 150여 개 갤러리를 볼 수 있었던 화랑미술제와 비교해 볼 때 대중들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트 오앤오는 갤러리의 숫자 대신 질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둬 젊은 컬렉터로 주목받는 심준섭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열어 헤르난 바스(Hernan Bas)와 파올로 살바도르(Paolo Salvardor), 이우환, 김창열, 옥승철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건축가 유현준, 미술교육자 이소영을 비롯한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과 키즈 라운지를 준비하는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아트 오앤오는 21일까지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다. 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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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브리즈 아트페어’는 30세 이하 신진 작가가 참여하는 NEW 섹션과 LOCAL 트랙을 21일까지, 나이 제한 없이 국내와 해외 작가가 참여하는 NOW 섹션과 GLOBAL 트랙을 25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어 다양한 관람객의 니즈에 맞게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갤러리를 거치지 않고 작가에게 포트폴리오를 받아 공모 형식으로 진행되는 브리즈 아트페어는 올해만 900여 명이 넘는 작가가 지원했다. 특히 한국 미술의 미래를 짐작해 볼 수 있는 30세 이하 작가의 약진이 이어졌다. 올해 역시 96명의 작가가 직접 관람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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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페어와 동시에 ‘브리즈 프라이즈’와 ‘로컬트랙 화성’을 진행한다. 브리즈 프라이즈는 앞서 김선우, 이희조, 감만지, 이다겸, 허승희, 최지현 등이 수상 이후 미술시장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로컬트랙 화성’은 브리즈 아트페어가 2022년부터 운영해 온 세션으로 지역문화예술재단과 함께 지역의 유망한 신진 예술인을 발굴 및 지원하는 협업 프로젝트이다. 올해는 화성시문화재단과 협력해 '로컬트랙 화성'을 진행한다. 화성시문화재단은 1월 19일부터 2월 4일까지 참여 예술인을 모집했으며, 행정심의 및 서류심의, 전문가 인터뷰 심의 끝에 3명의 청년 예술인을 2월 16일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예술인은 색면추상 작업을 통해 관계의 상대성을 탐구하는 김유신, 흘러넘치는 감정을 식물의 이미지에 투영해 기록하는 김효정, 장소의 중심부를 벗어난 이면의 풍경을 소재로 작업하는 염선빈이다. 이들은 2024 브리즈 아트페어 '로컬트랙 화성'에 참가하게 되며, 작품 운송, 마케팅 및 통합 홍보, 신진 예술인들을 위한 교육 및 교류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게 된다.
매년 구매 고객의 25퍼센트 정도가 미술 작품을 처음 구매한다는 결과도 브리즈 아트페어만의 특징이다. 문턱은 낮추고 다양성은 높여 작가와 관람객이 직접 소통하고 작품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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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통 튀는 컨셉과 높은 퀄리티로 무장한 ‘아트 오앤오(ART OnO)’와 문턱을 낮추고 젊은 작가와의 연결고리를 마련한 ‘2024 브리즈 아트페어’까지. 올봄 아트 피플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