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낮에 뜬 달'

  • 김현 기자

입력 : 2024.03.28 13:26

●전시명: ‘낮에 뜬 달’
●기간: 2024. 3. 27 ─ 5. 4
●장소: 호리아트스페이스·아이프라운지(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80길 26 노아빌딩 3-4F)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가 목조와 옻칠의 숨은 고수로 통하는 한결 작가를 초대해 ‘달’의 의미를 특별하게 해석한 기획초대전 《낮에 뜬 달(Moon in the Day)》을 개최한다. 아이프미술경영(대표 김윤섭)과 공동 기획으로 진행하는 이번 《낮에 뜬 달》 전시에는 한결 작가의 시각으로 달의 인상을 재해석한 100여 점의 크고 작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달의 이미지를 항아리 형상이나, 스피커, 식기류, 가구, 생활 속 소품 등 매우 다양한 관점과 소재로 표현한다. 특히 한결 작가는 전통적인 옻칠을 오랫동안 연구하여 실생활에서 건강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옻칠’로 효용성을 작품에 적용했다. 전시 기간 중 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는 ‘작가와의 다이닝’ 행사도 진행된다. 누구나 ‘마음의 달’을 품고 있듯,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달의 특별한 이미지를 이번 한결 작가의 《낮에 뜬 달》 전시에서 만나보게 되리라 기대된다.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한결 작가는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나의 옻칠 작품은 친절하다. 옻칠을 올린 모든 작품이 뜨거운 물은 물론, 전자레인지, 식기 세척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진보된 옻칠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수천 년 전부터 전승되어온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공들였다. 틈나는 대로 꾸준히 관련된 논문들도 연구한다. 보통은 나무에서 채취한 생옻을 칠한 후 완벽히 건조된 지 5년 정도는 지나야 진정한 옻칠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내 작품은 완성되면 최상의 상태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구워냈기 때문이다.”
 
전시를 주최한 호리아트스페이스 김나리 대표는 “한결 작가의 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보면, 마치 ‘달 하나가 천 개의 강을 비춘다’라는 개념을 담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연상시킨다. 누구나 ‘마음의 달’을 품고 있듯,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달의 특별한 이미지들은 한결 작가의 여러 작품 속에서 새 생명을 얻는다. 특히 가장 자연의 원형을 지닌 나무와 옻칠만으로 제작되어 더욱 특별하다. 한결 작가만의 독창적인 옻칠 방법이 가미된,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옻칠 목기 작품들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작가는 나무가 가진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원목 자체를 몇 년 건조한 뒤, 이음새 없이 통나무 자체를 깎아서 쓴다. 이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나무의 결까지 최대한 살려 자연스러움을 되살린다. 생옻을 직접 생산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옻나무를 재배할 때도 야산의 자연 속에 방치해서 키워내고, 일체 화공 비료를 쓰지 않는다. 최소 10년 정도 방치되듯 야산에서 자란 나무에서만 옻을 소량씩 채취해서 사용한다. 한 작가가 ‘유기농 옻칠’이란 말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옻칠나무를 키워내는 과정부터 직접 관리하기에 고되고 작품 수량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지만, 사용하는 사람 입장으론 더없이 편리하고 친절한 옻칠 목공예 작품들이다.
 
‘낮에 뜬 달’ 전시 전경. /호리아트스페이스
 
한결 작가는 옻칠 작품의 제작과정과 특성에 대해 “옻을 매개로 한 전업작가로 살고 있기에 ‘정직한 옻칠 작가’로 불리길 원한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내가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으니 ‘식구’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결은 ‘스피커 장인’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대기업 자동차 회사에서 스피커를 직접 설계하고 만들었던 임원 출신답게, 아무리 오래된 스피커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다시 태어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유기농 옻칠의 미다스 손’을 가졌다.
 
이번 호리아트스페이스의 《낮에 뜬 달》 기획초대전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가구부터 생활 소품에 이르기까지 용도와 쓰임은 다양하지만, 변함없이 ‘한결스러운 자연친화적 질감’도 일품이다. 이렇듯 한결의 옻칠 작업은 현대의 실생활에 가장 적합한 ‘건강한 옻칠 활용법’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질 만하겠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