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14 14:22
김민수·김한나·함미나 3인 개성 담은 작품 한자리에
30일까지 삼청동 피비갤러리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 감독의 말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유는 현대사회 많은 분야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명화된 도시 속에서 대부분의 현대인은 개성을 잃기 쉽고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정체성을 탐구할 기회가 적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과연 ‘개인적인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전시 ‘퍼스널 제스처(Personal Gestures)’가 답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김한나, 함미나, 김민수 3인은 동시대를 살아가며 자신 내면의 작은 변화에 집중하고 개인적 시선과 경험을 고유한 조형 언어로 표현한다.

김한나(40)는 삶 속에서 쉽게 내보이는 감정과 그사이 존재하는 명명되지 않은 감각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작가는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감각을 포착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사각형 판넬을 절단하고, 뒤집고, 이어 붙이는 등 형태를 변화시킨다. 그러한 과정을 거친 판넬 위에는 뾰족한 단면, 진득한 덩어리 등이 다양한 재료로 더해지며, 마치 날 것의 생명체처럼 다가와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함미나(37)는 어린 시절 작가에게 일어난 여러 사건과 그 일이 일어난 시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감정의 잔재를 회화로 포착한다. 작가가 포착한 화면은 대부분 아직 온전히 성장하지 않은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미성숙함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 어떤 한 대상에 몰입할 수 있었던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과거의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치유적 소망을 담고 있다.

김민수(34)는 지나간 일상의 기억 속 형상을 붙잡아 즉흥적 감각으로 표현한다. 지나간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뭉개지고 모호해진다. 이런 특성을 담듯 작가의 작업은 직접 경험했던 다양한 시간과 공간이 중첩되고 혼재돼 한 화면에 나타나면서 몽환적인 정서를 전달한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방식은 일상 속 크고 작은 변화를 능동적으로 설정하고자 하는 놀이적 태도가 투영돼 있다.
김한나, 함미나, 김민수 세 작가는 각자의 삶 속에서 발견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 이미 사라진 존재 등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명명되지 않은 것을 각자만의 비언어적 표현에서부터 발현된 결과물로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일상의 동질성과 개인의 독창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공감할 수 있다. 30일까지 삼청동 피비갤러리.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