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05 17:23
회화 비롯해 가구, 테이블웨어 등 경계 없이 작품 선보여
작가 영입 확대해 적극 지원할 계획


이달 5일, 한남동 뉴스프링프로젝트에서 열린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 YG PLUS 아트 레이블 ‘피시스(PEECES)’의 첫 번째 전시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House of Taste)’가 마무리된다. 피시스는 예술 작품을 뜻하는 아트 피스(Art Piece)와 평안함(Piece)의 합성어로, 아트 비즈니스를 전개할 YG PLUS의 비전이 담겨 있다. 참여 작가는 백하나, 채지민, 김미영, 문승지, 정수영, 이악크래프트, 보킴, 오재훈 8인으로 회화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폭 넓게 선보였다.
지난 해 높은 실적을 올려 음반 유통 사업, 공간기획, 글로벌마케팅 역량을 증명한 YG PLUS는 새롭게 미술계로 눈길을 돌렸다. 최근 국내 미술시장은 거래액 1조 원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한국 젊은 작가에 대한 팬덤은 미약한 상황이다. 이에 케이팝 사업으로 전 세계 많은 팬덤을 거느린 YG PLUS가 나선다는 소식에 미술계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업계까지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전시를 마친 작가 8인 역시 1980년대 이후 출생으로, 젊은 작가를 내세우는 피시스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피시스는 ‘국경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을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미술시장에 진출했다. 실제로 회화 작가뿐만 아니라 업사이클링 리빙 작품을 선보이는 오재훈, 테이블웨어를 선보이는 이악크래프트, 가구로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문승지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모여 신작을 선보이거나 협업을 이루며 전시장 문턱을 낮췄다. 전시장 한가운데 마련된 식탁에서 이악크래프트와 정수영이 함께한 테이블웨어 작품을 직접 만지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것도 차별화된 지점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보킴은 시간이 지나면 휘발되는 자연의 요소를 재료이자 도구로 삼는다. 캔버스 가장자리와 표면에 한지를 덧입히는 재료적 탐구를 이어오며 자연스러운 소멸과 축적에 대해 고찰한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 역시 자연에서 가져온 모래를 활용한 것으로, 몇 걸음 떨어져서 보면 깊이 있고 부드러운 색감에 눈길이 가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캔버스 위 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모래 입자가 작품의 일부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를 주제로 장르의 다양성을 적극 이용해 공간 전체를 체험할 수 있도록 관람객에게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공했다는 평이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전속작가인 백하나, 오재훈을 비롯해 새로운 작가 영입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존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노하우와 IP 사업의 경험을 살려 미술 분야에도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효정 YG 플러스 이사는 “기존 미술계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 작가들이 대중이 함께 호흡하고, 또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