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조형 요소로 미지의 영역 탐구한다

  • 김현 기자

입력 : 2024.01.25 10:41

민킴 개인전 ‘프랙탈’
점, 선, 면으로 그려낸 창조의 세계
8일까지 한남동 BHAK

Triangular space, 2023, oil on linen, 130×97cm. /BHAK
‘프랙탈’ 전시 전경. /BHAK
 
프랙탈은 작은 부분의 구조가 전체 모양과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을 뜻한다.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는 모양, 눈의 결정, 식물 고사리의 잎 모양 등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작가 민킴은 프랙탈을 통해 ‘회화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동명의 전시를 2월 8일까지 한남동 BHAK에서 가진다.
 
가장 기본적인 조형 요소는 점, 선, 면이다. 작가는 이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삼아 창조성을 탐구한다. 회화의 목적성은 어떤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가 지닌 형상과 에너지를 시각화하는 것으로 보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Diagonal tension, 2023, oil on linen, 200×170cm. /BHAK
‘프랙탈’ 전시 전경. /BHAK
 
이번 전시 ‘프랙탈’에서 소개하는 작가의 신작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단순한 형태인 선과 면을 활용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점과 무한한 존재가 파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한다. 작가의 화면 안에서는 최소 단위로서의 직선이 캔버스를 사방으로 가로지르는데, 이때 여러 개의 직선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하는 삼각형은 창조의 첫 형상이라는 핵심적인 의미를 가진다. 또한 화면에는 삼각형이 항상 두 개 이상의 형태로 마주 보거나 겹친 상태로 배치돼 있는데, 각각의 도형이 지닌 운동감은 근원적인 생명력과 무한한 변화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한다.
 
결국 작품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람객이 화면에 제시된 형상 너머를 상상하고 감각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삼각형의 대각선 움직임이 강조된다. 중력을 거스르고 수용하며 상승과 하강을 통해 끊임없이 순환하는 원초적 힘을 시각화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