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안에 담긴 나를 들여다보세요… 이윤정 개인전 ‘글자 생활 탐구’

  • 김현 기자

입력 : 2023.12.28 11:15

글자로 표현한 현대인의 일상
아티스트 토크 등 전시 연계 프로그램
1월 3일까지 성수동 헬로우뮤지움

(좌측부터) 칼, 퇴, 근, 2023, digital printing on matte paper, 130×60cm. /헬로우뮤지움
 
글자를 재료로 일상을 표현하고 탐구하는 작가 겸 디자이너 이윤정의 개인전 ‘글자 생활 탐구’가 1월 3일까지 헬로우뮤지움 내 갤러리 참외에서 열린다. 헬로우뮤지움은 한국메세나협회의 ’2023 예술지원 매칭펀드’를 통해 현대인의 일상부터 장애와 비장애, 일상과 낯섦, 인간과 환경에 이르기까지 삶의 경계를 담는 다섯 명의 작가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가진 이윤정은 그 다섯 번째 작가다.
 
전시에서는 글자를 시각적으로 조형화한 8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글자는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요소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역사, 여러 사람의 모습을 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기존의 객관적이고 명확한 메시지 전달에 사용된 타이포그래피 형식에서 벗어나 추상적인 개념과 감정, 이미지를 표현하는 조형 요소로서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 글자는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요구에 맞춰 자유로운 형식으로 읽고 느낄 수 있으며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읽는 글자’에서 ‘보는 글자’로 변화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2023, digital printing on matte paper, 130×50cm. /헬로우뮤지움
 
특히 이윤정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상호 작용, 그리고 인식을 통해 만들어진 글자의 이미지와 상징적 의미를 우리의 삶과 연결한다. 이번 전시 출품작인 ‘칼’, ‘퇴’, ‘근’ 시리즈는 직장인이기도 한 작가의 바람을 담아 출퇴근길의 지하철에서 보는 교각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마찬가지로 ‘할 일 산’과 ‘다음 단계는?’에서 볼 수 있는 'YOU WIN'이나 'NEXT LEVEL' 같은 문구는 한 단계씩 미션을 성공할 때마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끝없이 다음 단계를 맞이하는 우리의 삶을 게임과 아파트에 빗대서 표현했다.
 
30일에는 전시 연계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며 작가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보는 글자에 대해 탐구하고 이야기한다. 아티스트 토크 이후에는 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문장 또는 2024년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해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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