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27 17:33
관객과 예술이 함께하는 공간
드로잉, 사운드, 설치 등 29점
1월 28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관객과 예술이 한 공간에서 서로 관계하고 작동하는 방식을 조명하는 전시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이 내년 1월 28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관장 홍건표)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동희, 김지영(109), 무진형제, 문서진, 안성석, 양지원, 이혜령, 전유진, 조영주, 천경우 등 총 10명(팀)이 드로잉,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VR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 29점을 선보인다. 전시 공간은 인트로와 1부, 2부로 나눠졌으며 관객과 예술이 상호작용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인트로인 ‘마당’에서는 김동희, 양지원이 참여한다. 김동희는 수원시립미술관 자체를 작업의 재료로 삼으며 전시실의 계단을 연장한 단상 ‘걸터앉는 암벽’(2023), 로비의 카페테리아 기둥을 둘러싼 원형 벤치 ‘둘러앉는 바위’(2023), 전시장 내부와 미술관 로비에 배치한 정사각형 이동식 의자 작품 등을 통해 공간과 어우러진다. 양지원은 9미터의 사선 벽에 거대한 하늘을 뜻하는 단어 ‘Ciel’을 적은 벽화 작업과 역동적인 이미지를 드로잉 방식으로 표현해 끊임없이 순환하는 하늘을 표현했다.


1부 ‘고요한 소란’은 김지영(109), 문서진, 무진형제가 참여해 시각, 청각, 촉각의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잊고 있었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거나 낯선 이를 인식하게 만드는 작업을 보여준다. 김지영(109)의 ‘싱잉노즈’(2023)는 관람객이 직접 콧노래를 부르면 녹음장치를 거쳐 수일 내에 전시실의 스피커로 노랫소리가 송출된다. 이를 통해 듣는 사람과 부른 사람이 서로 이어지며 공통된 경험을 가지게 된다. 문서진의 작품은 누군가의 손길로 물건의 상태가 변하는 것이 조각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의 침묵: 그의 말’(2022·2023)에서는 종이 위에 새겨진 언어를 만지며 촉각을 통해 기억을 재현할 수 있다. 아티스트 그룹 무진형제는 균열과 단절, 비약으로 넘쳐나는 삶 속에서도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다.

2부 ‘함께 춤추기’는 조영주, 천경우, 안성석이 참여해 관객을 작업 안으로 끌어들이며 주체적인 움직임을 이끈다. 조영주는 매트리스와 같은 푹신한 소재의 조형물을 전시장 내에 설치하고 관람객이 적외선 조명을 쬐며 안거나 누울 수 있는 작품 ‘휴먼가르텐’(2021·2023)과 영상 작품, 퍼포먼스 등을 통해 보살피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 사이의 접촉과 긴장, 유대와 신뢰를 나타낸다. 천경우는 시민의 참여로 이뤄지는 퍼포먼스 설치 프로젝트를 출품한다.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해 파일을 미술관에 전달하면 목소리가 빛으로 치환돼 가로와 세로 4미터의 흙이 깔린 테이블 위를 비춘다. 안성석의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면’(2022·2023)은 영상에 등장하는 다양한 손의 모습과 체온을 상상하며 유리 위 하트에 손을 포개볼 수 있는 VR 작업이다. 관람료 4000원.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