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26 09:42
욕망 다루는 행위에 관한 신작 10여 점과 연작 60여 점
1월 6일까지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

“욕망을 세련되게 통제하기보다는 유쾌하게 마주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정수영은 몇몇 놀이 장면을 통해 그 이면에 숨은 다른 동기를 슬며시 드러낸다. 이는 걱정 없는 온전한 충족감을 갖지 못한 성인에 대한 연민이기도, 가벼운 위로이기도 하다. 성인의 놀이는 아이의 놀이와는 구별된다. 순수한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아이의 놀이와는 달리 물질적 이익, 경쟁, 사회적 지위, 권력 등 다른 여러 동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놀이 뒤로 자신의 욕망을 숨기는 ‘어린 어른’에게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담론 아래 정수영은 개인전 ‘플레이스테이션(Play Station)’을 내년 1월 6일까지 서울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가진다.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는 비디오 게임, 건담 조립, 명품 시계 리세일 등의 장면을 통해 즐거움과 본능을 담아낸다.

정수영은 정물 하나하나를 인물로 여기며 그 면면에서 드러나지 않는 사물의 이야기를 표상하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신작에서는 정물을 넘어 인물에 대한 서사로까지 확장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인간의 성숙도에 대해 특유의 재치 있는 조형 언어로 풀어내며 작가적 세계관을 더욱 넓힌 것.
작가의 화면엔 인간의 솔직하고 원초적인 욕망과 아이 같은 순수함이 공존한다. 이를 통해 어른에 대한 정의를 다양한 관점에서 끊임없이 자문하며, 한 가지 사물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사물을 연출적으로 배치해 매력을 배가시킨다.


신작 회화 10여 점과 작가가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대표 연작 ‘Biographical Object’ 60여 점이 출품돼 감각적이면서도 은유적인 회화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Biographical Object’ 연작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현실의 대상을 그리는 것으로 새로운 서사를 구축한다. 동시에 더 나아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면 속 대상과 관객 간의 새로운 관계성을 구축하며 여러 해석을 제시한다.
한편, 정수영은 서울과 영국을 기반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해 왔다. 2016년 베니스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 2017년 영국 더 써니 아트 프라이즈 후보에 올랐으며, 2017년 런던 힉스 아트 어워드, 영국 그리핀 아트 어워드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바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