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인류세’를 아시나요?… 현대인의 미래를 노크하는 ‘기후 위기’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3.12.19 15:04

허산 개인전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의식 담은 신작 소개
1월 7일까지 가나아트 보광

똑!똑!인류세! No. 1, 2023, Mixed media, 78.8x109.7x34cm. /가나아트
최근의 이산화탄소 농도, 2023, Acrylic on canvas, 97x130.3cm. /가나아트
 
건축적 요소를 활용해 공간 구성에 직접 개입하거나, 일상용품을 그대로 본떠 익숙한 듯 낯선 상황을 연출하는 데 몰두해 온 작가 허산이 기존 작업과는 구별되는 신작을 선보인다.
 
허산 개인전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가 내년 1월 7일까지 가나아트 보광에서 열린다. 최근 작가는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 위기에 경각심을 느끼면서 환경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브론즈 조각을 비롯해 회화 작업 등을 함께 소개한다. 
 
허산은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가 환경을 아끼는 단순한 문제를 넘어, 국가 간의 힘겨루기와 경제적 요인까지 포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기후 위기를 화두로 삼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의식을 직접적으로 표출함으로써, 지구온난화와 같은 문제를 담론의 주제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새 시대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보여주고자 한다.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 2023, Bronze, 45x45x45cm. /가나아트
똑!똑!인류세! No. 4, 2023, Mixed media, 54x37x32.5cm. /가나아트
 
전시 타이틀과 동명인 브론즈 조각 ‘세상의 모든 새들을 위한 둥지(A nest for all the birds in the world)’(2023)는 작가가 최근 관심을 가진 화두를 오롯이 담고 있다. 동시대인을 새,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둥지로 표현해 동시대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인이 행동해야 함을 강조하고 기후 위기가 단순히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해야 할 문제임을 역설한다.
 
또 다른 새로운 연작 ‘똑!똑! 인류세’도 눈여겨봄 직하다. 오늘날 변화되는 기후로 인해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 세상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작업이다. 인구 증가에 따른 에너지 사용률 증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급증 등 산업화 혁명이 시작된 18세기를 기점으로 인류세 시대가 왔는데, 이에 작가는 이러한 새 시대의 도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앞으로 다가올 암담한 미래를 맞이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노크하는 손의 형태로 표현한 것.
 
전기 장치에 연결된 손은 나무판을 두드리며 반복적인 노크 소리를 낸다. 이를 통해 관람자가 소리를 의식하듯이 동시대인 또한 기후 위기를 인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를 구하고 우리를 구한다, 2023, Acrylic on canvas, 65.1x80.3cm. /가나아트
미지의 감수성, 2023, Bronze, 46x30x42cm. /가나아트
 
이처럼 허산은 현 사회에 대한 성찰을 독려하는 작업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급변하는 환경에 관해 사유하고 재고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환경위기에 대한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인지하고 향후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이번 전시를 끝으로 가나아트 보광은 문을 닫는다. 가나아트 측은 "한남 제3구역 재개발 건으로, 가나아트 보광을 다가오는 1월까지만 운영하게 됐다"라며, "보광의 마지막 전시인 허산 개인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