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유동적 회화… 고경애 개인전 ‘곁에서 보내는 안부’

  • 김현 기자

입력 : 2023.12.14 14:19

시점 변화한 신작 소개
30일까지 삼청동 피비갤러리

‘곁에서 보내는 안부’ 포스터. /피비갤러리
 
삶에서 가까이 관계하고 있는 일상적 대상을 회화로 꾸준히 기록해 온 고경애(44)의 개인전 ‘곁에서 보내는 안부’가 30일까지 피비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삶에 대한 시선을 여전히 이어 가면서도 작품 속 대상을 대하는 태도와 감정적 위치가 다소 변화한 현재를 보여준다.
 
블루 리본, 2023, oil on canvas, 53.0×45.5cm. /피비갤러리
비행기 안에서, 2023, oil on canvas, 80.3×60.6cm. /피비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는 관찰자로서의 시점이다. 작가가 인물의 옆에서 바라보는 듯한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자녀의 성장, 배우자의 감정 등 작가와 가장 밀접한 대상에게 일어난 복합적 변화를 경험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 사건들이 쌓여 시점을 관찰자로 이동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여기서 ‘관찰’은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방임이 아닌, 그 대상이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 주는 ‘보살핌’을 의미한다.
 
고경애 개인전 ‘곁에서 보내는 안부’ 전경. /피비갤러리
 
또 다른 포인트는 여성 누드화다. 고경애는 2022년부터 여성의 신체를 소재로 삼기 시작했다. 고경애는 누드화에 대해 하나의 생명체로서 사랑받고 싶은 인간 본질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영원성을 담은 고정적 회화라기보다는 늙고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유동적 회화가 되는 셈이다. 즉, 그는 변화하는 존재를 섬세한 감각으로 더듬어나가며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것이다.
 
식물과 물고기, 2023, oil on canvas, 60.6×60.6cm. /피비갤러리
 
한편, 고경애는 한양여자대학교 도예과를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유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으며, 갤러리로얄(서울), 갤러리 토겐도(센다이)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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