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인사이트’ 보여주는 구하우스 컬렉션 ‘Insight of Painting’展

  • 김현 기자

입력 : 2023.12.11 14:24

권여현, 안지산, 캐서린 번하드, 헤르난 바스 등 회화 19점
내년 4월 30일까지 경기 양평군 구하우스 미술관

캐서린 번하드, Garden Yoda, 2019, acrylic and spray paint on canvas, 182.88×152.40cm. /구하우스 미술관

　
‘회화’는 빈 화면에 특정 형상이나 이미지를 채워 넣는 조형예술이다. 동시대 예술가들은 회화라는 예술 양식을 실재와 똑같이 재현해야 했던 과거의 의무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매체로 다양하게 발전시켜 왔다.
　

이에 구하우스 미술관은 20번째 기획전 ‘Insight of Painting – 구하우스 회화 컬렉션 살펴보기’를 개최한다. 해당 전시에서는 동시대 예술가의 회화 작품을 3가지 주제로 조명하며, 회화에 담긴 인사이트를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정수진, 마카오 인상, 2015, oil on canvas, 179×220cm. /구하우스 미술관

　
전시를 구성하는 3가지 주제는 ‘회화적 실험’, ‘나로 존재하기’, ‘사회적 발언’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 파트인 ‘회화적 실험’에서는 낯선 이미지의 충돌이 나타난다. 정수진(Suejin Chung), 다리우시 호세이니(Dariush Hosseini), 요한 판크라트(Jochen Pankrath), 조지 몰튼-클락(George Morton-Clark),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hardt)의 작품이 내걸린다.
　

또한 해당 파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정수진은 풍부한 직관적 이미지로 재탄생한 다차원적 의식 세계를 회화로 풀어내는 작업을 한다. 출품작 ‘마카오 인상’(2015)은 마카오 관광청의 초대를 받은 작가가 마카오에 대한 인상을 표현한 것이다. 낯선 이미지가 뒤섞여 등장하는 이 작품은 서로 다른 가치가 혼재하는 현대 마카오의 모습을 나타냈다.
　

샹탈 조페, Self-Portrait at Tuileries, 2019, oil on panel, 215×152cm. /구하우스 미술관
헤르난 바스, The imposter in training, 2014, acrylic on linen, 127×100cm. /구하우스 미술관

　
두 번째 파트 ‘나로 존재하기’는 작가 그대로의 정체성을 드러낸 작품이나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기 위한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 등장한다. 참여 작가는 샹탈 조페(Chantal Joffe), 안지산(Ahn Jisan), 지나 손(Gina Sohn), 지히(JIHI), 톨스텐 홀츠(Torsten Holtz), 팀 아이텔(Tim Eitel), 헤르난 바스(Hernan Bas).
　

특히 헤르난 바스는 장식적인 구성과 입체적인 서사를 구현해 내는 작가다. 작품에는 어중간한 연령대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는 자신이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는 모호한 상태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인물이 느끼는 불안과 방황을 강렬하고 생생한 색감과 붓 터치로 표현하며 고전 회화의 다양한 범주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레슬리 드 차베즈, A monument to the endless rainfall, 2016, oil on canvas, 195×240×4.5cm. /구하우스 미술관
권여현, 낯선 숲의 일탈자들, 2022, oil on canvas, 194×260cm. /구하우스 미술관
　
세 번째 파트 ‘사회적 발언’에서는 권여현(Kwon Yeo-Hyun), 니키 노주미(Nicky Nodjoumi), 레슬리 드 차베즈(Leslie de Chavez), 스타스키 브리네스(Starsky Brines), 존 플랙(Jon Flack), 주 시앙민(Xiangmin Zhu)이 획일화된 가치에 가려져 간과한 사회 곳곳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권여현은 신화나 철학의 아우라를 지닌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작품에는 늘 일탈자가 존재해 왔다. 이들은 대항문화의 기수였던 히피 스타일의 청년이나 몸은 성인이지만 아직 동심에 빠진 키덜트 등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다소 과장되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일탈 행위를 하는 그들은 현실의 규범 속에서 억압된 현대인의 욕망과 감각을 드러낸다. 1만5000원.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