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이 음악이 된다면?…베이시스트 정수민 ‘Yoo Geun-Taek’ 발매

  • 김현 기자

입력 : 2023.12.08 12:21

유근택 개인전 ‘반영’을 재즈 음악으로

정수민 EP 앨범 ‘Yoo Geun-Taek’. /갤러리현대
 
지난 3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작가 유근택의 개인전 ‘반영’을 음악적 언어로 풀어낸 재즈 기반 뮤지션이자 작곡가,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베이시스트 정수민의 EP 앨범 ‘Yoo Geun-Taek’이 발매됐다. ‘반영’전(展)에서 소개된 유근택의 주요 연작 ‘반영’, ‘분수’, ‘창문’, ‘말하는 정원’, ‘봄-세상의 시작’으로 구성한 총 다섯 곡의 재즈 기반 앨범이다.
 
유근택 작가. /갤러리현대
베이시스트 정수민. /갤러리현대
 
본 앨범은 유근택의 회화적 언어와 정수민의 음악적 언어의 교류이자 미술과 음악이라는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더욱 입체적인 전시 관람을 제공하고 나아가 새로운 감각의 하모니를 선사하고자 기획됐다.
 
유근택과 정수민은 앨범 작업을 위해 전시장과 녹음실에서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지며 음악 제작을 위해 교류했다. 두 아티스트의 작품 세계는 일상에서 출발한다. 유근택은 지난 30여 년간 한국 동양화의 전통적 개념을 현대적인 언어로 전환하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동양 미학에서 강조되는 관념적인 시공간 대신 일상성에 주목해 동서양 미학의 경계를 허무는 활동을 펼쳐왔다. 정수민에게 일상이란 세상과 사회의 수많은 비극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나와 타인의 슬픔과 고통, 떨림이 가득한 풍경이다. 그는 2018년 발매한 첫 앨범부터 비극을 보면서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괴로움과 세상의 다양한 형상을 정직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정서를 앨범에 담아왔다.
 
특히 유근택의 ‘봄–세상의 시작’을 음악적으로 재해석한 정수민의 곡 ‘Spring-Beginning of the World’에는 유근택의 작업 과정인 철 솔질 소리가 악기로 삽입됐다. 땅을 비집고 나오는 봄의 풀과 작가 생활 반경에 놓여있는 오브제가 나선형의 형태를 이루며 더욱더 거대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봄–세상의 시작’처럼, 정수민의 곡에서 유근택의 철 솔질 소리와 정수민의 콘트라베이스 연주가 서로 대화를 나누듯이 함께 어우러지며 회화적 언어와 음악적 언어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Spring-Beginning of the World’ 뿐만 아니라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은 국내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들어볼 수 있다.
 
정수민 앨범 ‘Yoo Geun-Taek’ LP 패키징 이미지. /갤러리현대
 
한편, 앨범 ‘Yoo Geun-Taek’은 2024년 2월, 패키지 사인반 LP로 400장 한정 발매된다. 유근택의 작품이 커버와 내지 이미지로 삽입되고, 다섯 곡 제목의 연작 이미지가 아트 포스터로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