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06 17:19
‘베를린, 캔디, 히잡을 쓴 여자’
1월 12일까지 이유진갤러리

누구나 그런 순간은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특별하지 않았던 대상이 새롭고 다르게 다가올 때. 전병구는 이에 대해 ‘실은 대상이 변한게 아니라 대상을 관찰하는 주체, 즉 나의 상태가 변한 것’이라고 말한다.
전병구 개인전 ‘베를린, 캔디, 히잡을 쓴 여자(Berlin, A Candy, A Woman in a Hijab)’가 7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서울 청담동 이유진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바라보는 대상의 의미보다 그 대상을 바라보는 순간과 주체에 집중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회화 작품 17점은 그려진 시기나 배경이 모두 달라 언뜻 하나로 묶이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 특유의 색감과 미묘한 분위기를 통해 한데 어우러진다. 풍경, 정물, 인물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담고 있는 그의 회화는 때로는 바깥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창으로, 때로는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시각적 경험을 확장시키고, 그 안에 몰입하여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또, 주목할 만한 특징은 작가의 작품 세계가 보다 확대됐다는 것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베를린, 라이프치히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포착한 모습을 자신만의 회화로 탄생시킨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직접 본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공간 위에 새로 배치하며 본인만의 컬렉션을 완성시킨다. 이렇게 새로운 회화 방식으로 재구성된 작품은 관람객에게 일상적이지만 독특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