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 넘치는 풍자의 대가”… 제35회 이중섭미술상 ‘윤동천’ 수상기념전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3.11.09 17:57

“미술은 일상 그 자체임을 실천해 온 작가”
개인전 ‘이면’, 21일까지 아트조선스페이스

9일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 미술상 시상식에 역대 수상자들이 참석해 윤동천 작가의 수상을 축하했다. /아트조선
/아트조선
 
9일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제35회 이중섭미술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수상자인 윤동천(66) 작가는 일상의 하찮은 물질에 의미를 부여하며 개념적이면서도 이성적인 명쾌한 은유와 상징을 화면에 녹여내 왔다. 모더니즘 형식의 회화부터 팝아트 성격의 개념미술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날카롭고 위트 있게 비틀어 풍자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 미술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영목 서울대 명예교수는 “윤동천 선생은 미술의 사회적 교육적 철학적 기능과 실천이 우리를 치유하고 변화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임을 믿는 작가다. 이 지점에서 그는 우리의 일상 그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음을 표출해 왔다. 이번 수상은 작가로서 또 교육자로서 윤동천이 실천해 온 믿음과 작품성이 그 객관성을 인정받은 것과 같다. ‘미술은 일상이다’라는 작가의 주장처럼 미술의 난해한 고고함을 일상으로 끌어내린 장본인”이라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신작 ‘자라나는 함성’(2023) 앞에서 올해 수상 작가 윤동천(가운데)과 9회 수상자 작가 오원배(왼쪽), 올해 미술상 운영위원인 정현 작가가 포즈를 취했다. /아트조선
윤동천 개인전 ‘이면’ 전경. /윤다함 기자
윤동천 개인전 ‘이면’ 전경. /윤다함 기자
윤동천 개인전 ‘이면’ 전경. /윤다함 기자
 
수상 기념해 열리는 개인전 ‘이면(裏面)’에는 작가의 신작이 다수 내걸렸다. 윤동천은 이번 전시에 대해 “겉으로는 다른 양식이나 주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의 현황에 반응한 작업들을 선보이게 됐다”라며, “주목받아 마땅한데 소홀히 취급되는 사회의 단면이나 형식적으로는 얼핏 다른 내용처럼 보이나 이면에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업이 주종을 이룬다”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폭 5미터가 넘는 대작 ‘자라나는 함성’(2023)은 작가의 최신작으로, 남도의 절터에서 우연히 마주한 나무에서 안으로부터 끓어오르는 듯한 무언가를 발견한 작가는 이를 기운 넘치는 나무 그림으로 완성했다. 새파란 배경과 역동적인 나무의 모습이 대비를 이루는 화면이 특징이다. 
 
정치가와 지식인, 2023, C-Print, 70x100cm. /작가 제공
절실한, 2023, 뚫어 뻥에 금박, 13x48cm. /작가 제공
윤동천 개인전 ‘이면’ 전경. /윤다함 기자
윤동천 개인전 ‘이면’ 전경. /윤다함 기자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판화를 공부했으며,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1992년 국제 아시아 유럽 비엔날레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영국 대영박물관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30여 년간 서울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지난해 정년퇴임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은 역대 미술상 수상 작가 황용엽(1회), 권순철(4회), 오원배(9회), 김호득(15회), 정복수(31회), 정정엽(34회)을 비롯해 김종규 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올해부터 미술상을 공동 주최하는 방일영문화재단의 변용식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미술상 수상을 기념하는 작가의 개인전은 이달 21일까지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무료.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