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결하고도 강렬하게… 김창열의 물방울 변천사 50년 ‘물방울 연대’展 개막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3.09.06 12:34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변모해 온 ‘물방울’ 조명
차남 김오안 감독, 전시 서문 통해 부친에 관한 기억 풀어내
10월 28일까지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5일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가 VIP 프리뷰 개막했다. 이날 김창열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 아트 필름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The Man Who Paints Water Drops)’의 특별 상영회가 함께 열렸다. /윤다함 기자
 
“영상 속에 김창열 화백이 작업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저렇게 한 방울 한 방울 물방울을 그려냈구나 싶어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작품 세계는 물론,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개인적인 삶까지도 함께 조명해 김창열 화백이 왜 그렇게 물방울에 천착했는지, 그에게 물방울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 기회였습니다.”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김창열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 아트 필름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The Man Who Paints Water Drops)’의 특별 상영회가 열렸다. 작가의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의 VIP 프리뷰 개막과 함께 진행된 이번 상영회에는 5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김창열의 ‘물방울’을 향한 국내외 아트 러버들의 높은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작가의 작품 세계와 삶을 진솔하게 포착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특히 김창열의 차남 김오안이 영화의 공동 감독을 맡아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작가의 모습과 속내를 더욱더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은 이번 전시의 서문을 통해 다시 한번 부친에 관한 기억과 속 이야기를 글로도 풀어냈다.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그는 서문에서 “절제의 삶을 산 부친은 나쁜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싫어했고 어떤 것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불평하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폭력과 세상의 모든 불행을 비웃곤 하셨다. 그것이 부친이 젊은 시절에 겪었던 온갖 트라우마에 대한 카타르시스였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웃음은 냉소적인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진심을 담고 있었다. 전쟁의 비극에 대한 기억이 담겨있는 그분의 작품과 그분 자신에게서 풍겨 나오는 우울함 너머, 그 엄숙한 성품 넘어, 그분의 깊은 속마음에는 언제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일종의 단순한 순수함이 간직되어 있었다. 아버지의 내면에서 빛나는 빛은 거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었다”라고 회고했다.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Water Drops, 1973, Oil on linen, 99.5×99cm. /아트조선
 
이번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는 물방울 그림이 태동한 1970년대부터 작고 이전의 2010년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김창열의 물방울 변천사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그중에서도 작가가 물방울 회화를 처음 선보인 1973년 제작된 초기작 ‘Water Drops’와 천자문과 물방울이 서로 종횡하는 300호 대작 ‘Recurrence’(1993) 등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회화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귀한 기회다. 또한, 출품작 대다수가 100~300호 크기의 대작들로 구성돼 그의 물방울이 지닌 온화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압도적인 스케일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물이란 본디 순수하고 온화하며 생명력을 지니면서도 강력한 힘과 에너지를 가진 요소다. 액체 상태에서 기화되고 다시 이는 액체로 돌아오길 거듭하며 같은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즉 물은 생명이면서 동시에 소멸이기도 하다. 물로써 상흔을 치유하고자 오로지 물방울 하나에 50년을 천착했던 김창열의 예술 세계 일대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10월 28일까지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이어진다. 화~토 10:00~18:00. (02)736-7833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창열 개인전 ‘물방울 연대: The Water Drops from Paris to Korea’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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