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의 ‘디지털 태피스트리’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3.07.31 18:10

8월 20일까지 가나아트 나인원

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 개인전 ‘Moonlight Painting’ 전경. /가나아트
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 개인전 ‘Moonlight Painting’ 전경. /가나아트
 
회화와 디지털 아트의 경계를 오가는 독창적인 작업으로 알려진 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RY David Bradley)가 한국에서 첫 개인전 ‘Moonlight Painting’을 열고 한국 아트 러버들과 마주한다.
 
디지털 기술이 현대 미술과 오늘날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져온 브래들리는 이를 디지털 태피스트리(digital tapestry)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선보이는 데 몰두해 왔다. 특히 클래식 디지털이라고 부르는 장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아우르는 작업으로 유럽 화단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의 디지털 태피스트리 작업은 디지털 스크린 기반의 현대 사회에서 스크린(screen)의 역사와 역할을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모노톤의 신작 회화를 공개한다. 경계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흐릿한 달의 배경과 대조적으로 브래들리가 직접 손으로 그린 무채색의 선은 일견 거칠고 장난스럽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아이패드 스트로크와 3D 디지털 그라데이션 효과를 재현하면서 디지털 사회의 빠른 속도감과 거리감을 표현한 것이다. 
 
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 개인전 ‘Moonlight Painting’ 전경. /가나아트
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 개인전 ‘Moonlight Painting’ 전경. /가나아트
 
이번 신작은 모두 회색조를 띠는데, 이는 작가가 특별히 회색이란 컬러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회색은 포토샵 배경의 기본색이자 이 시대의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인 애플(Apple)의 대표적인 색상이다. 브래들리는 다른 재료와 기법을 거쳐서 탄생한 두 종류의 회색이 겹치며 만들어 내는 광학 예술적 착시 효과에 관심을 갖고 이를 화면에 재현했다. 
 
한편 브래들리는 지난해 키아프(Kiaf)에서 런던 기반의 갤러리 칼 코스티알(Carl Kostyal)의 부스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며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브래들리 고유의 이질적인 선과 낯선 표현력이 선사하는 색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8월 20일까지 가나아트 나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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