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25 18:55
지속가능한 다음을 만드는 공예 제시하는 본전시 ‘사물의 지도’
18개국 96명 작가 참여
9월 1일부터 청주 문화제조창 등


공예란 사람의 손에 의해 빚어지고 다듬어지는 섬세한 예술로, 인간과 자연 사이에 수천 년간 이어진 직접적이고 육체적인 교감과 공진화의 역사이자 결과물과 같다. 이러한 공예를 보다 더 심도 깊고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라는 주제 아래,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문화제조창을 비롯한 청주시 곳곳에서 펼쳐진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도자부터 목칠, 섬유, 금속 등에 이르기까지 공예 예술의 전 장르를 총망라해 선보이는 국제적 규모의 행사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공예비엔날레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비엔날레의 총괄을 맡은 강재영 예술감독은 ‘사물의 지도’라는 본전시 주제에 대해 “모르는 곳을 가야 할 때 지도를 들고 찾아가듯이, 오늘날 공예의 지형도를 그려보고자 채택한 타이틀”이라며, “공예는 단순히 쓸모 있는 아름다운 사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생산성, 포용성, 그리고 더 나아가 생명성이 내재된 공예품의 진정한 모습을 선보이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위기는 인류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자연의 사물을 이용해 인간을 위한 다양한 기물을 제작해 온 공예 역시 반성이 필요하기에 새로운 공예 정신을 제안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올해 비엔날레의 본전시는 다섯 개의 테마로 나눠 꾸려진다. ‘걷고’, ‘잇고’, ‘만들고’, ‘사랑하고’, ‘감지하는’을 테마로 해 엮은 본전시에서는 자연의 천연재료와 장인의 오래된 기술이 결합된 순수한 형태의 공예부터 손‧도구‧기계‧디지털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미래의 공예까지 조망할 수 있다. 더불어, 자원의 리사이클링을 넘어 업그레이딩을 하며 생태적 올바름을 실천하고 있는 공예가들과의 만남은 인간-자연-사물이 엮어내는 생명 사랑의 그물망에서 지속되는 희망을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18개국 96명이 참여하는 이번 본전시의 출품작 대부분은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제작된 신작으로 알려져 아트 러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본전시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본래 담배를 생산하던 옛 연초제조창이었다. 4만평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공장이 현재는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본거지로 탈바꿈해 문화 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건물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지닌 이곳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한국공예관 등이 모여 있기도 하다.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급 연계행사로 공예의 지도를 한층 더 확장해 나간다. 비엔날레 기간, 문화제조창 동부창고 6동에서는 한국문화재재단이 문화재를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를 선보인다. 같은 기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피카소 도예’가 진행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피카소의 도예 작품 112점이 내걸리는 전시로, ‘검은 얼굴’, ‘이젤 앞의 자클린’, ‘큰 새와 검은 얼굴’ 등의 명작이 출품된다.
국립청주박물관도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을 개최해 청주를 찾을 이유에 힘을 보탠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어느 수집가의 초대’라는 제목으로 선보여 4개월 만에 22만여 명이 관람할 정도로 화제가 됐던 이건희 컬렉션의 지역 순회전으로, 공예비엔날레의 계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더불어 청주시립미술관 또한 같은 기간 ‘건축과 미술이 만나는 현대미술특별전’을 개최해 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청주에 조금 더 머물 이유를 선사할 것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