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12 19:03
“작품성·대중성·시장성 삼박자 갖춘 작가들은 누구?”
아트조선·TV CHOSUN·뉴시스 연합전
8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전관




“90대에 접어든 선배 작가부터 2030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경향을 한자리에 내보이는 전시입니다. 언론사들이 앞장서 미술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줬다는 것에 더욱더 의미가 깊습니다.”(최명영 작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지형도를 보여주는 작가들을 한데 모은 전시 ‘아트픽 30(Art Pick 30)’이 1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ART CHOSUN(아트조선), TV CHOSUN, 뉴시스 미디어 3사가 공동 주최하는 미디어 연합 전시로, 주최 미디어 3사가 주목하고 기사로써 소개한 바 있는 작가 30인을 선보이는 미디어에 뿌리를 두고 창설된 전시형 아트 페스타다.



이날 진행된 개막식에는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주용중 TV CHOSUN 대표, 강호병 NEWSIS 대표,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은 이진희 TV CHOSUN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전병극 문체부 차관의 축사로 시작됐다. 전 차관은 “지난해 눈부신 도약을 보여준 국내 미술계에 한국 작가의 저력과 미술사적 의미를 보여주는 전시”라고 말했다. 이후 주최사 측의 축사가 이어졌다. 주용중 TV CHOSUN 대표는 “K-아트 번영의 디딤돌이 될 자리로 기대한다”라고 전했으며, 강호병 NEWSIS 대표는 “예술에 있어 생명은 창조 정신이다. 한국 현대 미술의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최명영 화백이 작가 대표로서 “미술가들에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언론사들에게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가 검증하고 엄선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져, 한국 동시대 미술의 오늘과 미래를 보다 다층적이고 심도 있게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등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이 연대별로 대거 출품돼 미술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박서보의 컬러 묘법 대작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박 화백의 1970년대작 ‘연필 묘법’부터 작가의 최고 인기 시리즈인 ‘컬러 묘법’의 정수를 볼 수 있는 2000년대, 2010년대 제작된 회화가 골고루 내걸렸다.
엄정하고 단호한 검은 기둥이 도드라지는 윤형근의 1990년대작도 사이즈별로 대거 나왔다. 특히 강민수의 달항아리와 윤형근의 회화를 병치해놓음으로써 두 작품이 묘한 여운을 빚어내도록 했다. 더불어 하종현의 1999년작, 최명영의 최신작, 이강소의 100호 대작 등 대가들의 작업 세계를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는 미술품들로 채워졌다. 그중에서도 300호에 이르는 김창열의 물방울 대작 ‘Recurrence’(1993)는 놓치지 말아야 할 이번 전시의 백미다. 압도적인 사이즈의 이 대작 작품가는 4억원대다.




강민수의 달항아리는 정영주의 달동네 그림과 함께 다시 등장하는데, 이는 정영주가 그려낸 달동네의 환상적인 추억의 잔상을 더욱 배가하는 듯하다. 손이 아닌, 손이나 기물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김남표의 회화도 볼거리를 더한다. 특히 그 옆에 같이 설치된 곽철안의 새파란 입체 조형물은 김남표 화면 속의 파도를 연상한다.
현대적인 달항아리 작업에 몰두해온 김호정의 회화적 터치가 가미된 세라믹 작업도 볼 수 있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도예 작가 김호정은 푸른빛의 도자기, 회화 등을 통해 자연의 그것과 같은 희망과 위로, 편안함을 구현해왔다. 원더랜드를 표현하는 이사라 작가의 화려한 색감의 그림도 눈여겨봄 직하다. 눈부실 만큼 밝은 색감의 화면이지만, 표면에서 날카로운 칼로 긁어낸 흔적이 있는 등 양가적 이미지가 혼재한다.




참여 작가 다다즈의 작품 이미지가 들어간 에코백이 전시 기간 한정 판매된다. NFT아트와 디지털 회화 작업으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다다즈의 작품을 일상에서 사용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다다즈는 이번 전시에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접목된 회화 작업을 출품했다. 전시의 대미는 전아현의 아트 퍼니처와 같은 입체 산수화가 장식했다. 전아현은 평면, 입체, 설치, 가구 등 전 분야를 종횡하는 작가로, 그의 작품 안에는 자연 풍광이 펼쳐진다. 흡사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산맥을 연상하는데, 이는 시멘트로 지표면을 형성하고, 하늘은 레진으로 투명하게 표현한 덕분이다.
이번 전시에는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최명영, 이강소, 오세열, 김근태, 민병헌, 이 배, 김영리, 권여현, 김찬일, 최영욱, 김현식, 함명수, 손진아, 김남표, 정영주, 강민수, 하태임, 이경미, 박병일, 곽철안, 이사라, 채지민, 김호정, 권하나, 다다즈, 전아현 등 미디어의 시선과 관점으로 ‘픽(Pick)’한 한국의 동시대 미술가 30인이 참여해 평면, 입체, 설치 등 특정 장르 혹은 나이, 성별에 국한되거나 편향되지 않은 다채로운 작품 150여 점을 내건다. 입장료 1만2000원.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