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술 경매 시장 매출,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뚝’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3.07.03 15:42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2023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 발표
총거래액 811억원, 낙찰총액 4년 연속 1위 이우환

2023 상반기 작가별 낙찰총액 20순위 작가. /표=(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반토막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매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 수준에 머무른 8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총거래액 2022년 1446억원, 2021년 1438억원, 2020년 490억원, 2019년 826억원, 2018년 1030억원 대비 확연히 저조한 실적이다. 특히 낙찰률은 52%(2022년 65.3%, 2021년 65.4%, 2020년 64.5%, 2019년 65.8%, 2018년 68.8%) 를 기록하며 지난 5년간 처음으로 50% 초반을 기록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출품작수와 낙찰된 작품수도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출품된 1만4851점(2022년 1만5766점, 2021년 1만6822점, 2020년 1만4224점, 2019년 1만2458점, 2018년 1만2820점) 중 7724점이 낙찰됐는데, 이는 지난해 낙찰 작품 1만296점(2021년 1만999점, 2020년 9173점, 2019년 8199점, 2018년 8815점)에서 2572점이 줄어든 수치다. 
 
낙찰총액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이우환이 72억원, 낙찰률 54%로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우환의 낙찰총액 역시 지난해 대비 30% 수준에 그쳤으며, 낙찰률 또한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져 현재 국내 미술시장이 얼마나 위축됐는지 보여준다.
 
2023 상반기 국내 경매 낙찰가 20순위. / 표=(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최고 낙찰가 1위는 지난 5월 마이아트옥션에서 낙찰된 조선시대 백자청화오조룡문호 70억원이 차지했다. 고미술품이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최고 낙찰가 주인공은 쿠사마 야요이(44억원)였다. 최고가 상위 20위 안에는 이우환 5점, 박서보 3점, 김환기와 유영국이 2점 등이 포함돼 있다. 
 
낙찰총액 상위 작가 5인은 1위 이우환(72.3억원, 54%), 2위 김환기(41.3억원, 62.1%), 3위 유영국(37.7억원, 91.7%), 4위 박서보(37.3억원, 58.8%), 5위 쿠사마 야요이(34.2억원, 57.8%) 순으로 집계됐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올해 상반기 경매시장 결산은 현재 한국 미술시장의 경기가 얼마나 위축돼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결과다. 특히 절대적인 우위로 미술 경기의 흐름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국내외 블루칩 작가인 이우환과 쿠사마 야요이마저도 지난해 대비 크게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라며, “조선시대 백자가 최고가 1위를 차지한 의외의 결과처럼, 일부 잘 팔리는 작가에게만 의존하는 미술시장 풍토를 극복하고 좀 더 다양한 작가군이 폭넓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미술시장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은 국내에서 운영되는 9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라이즈아트, 에이옥션, 칸옥션, 토탈아트옥션)로, 올해 1~6월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결과다. 다만 서울옥션 제로베이스는 제외된 것이고, 이브닝 세일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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