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이 누군가에게는 '달'과 같은 세계이기를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3.06.22 17:59

박지나 개인전 '동쪽에서 뜨는 달'
7월 15일까지 디스위켄드룸

Collector’s Garden, 2023, Egg tempera on canvas, 120x200cm. /디스위켄드룸
Sophia, 2023, Egg tempera on canvas, 130x160cm. /디스위켄드룸
 
박지나의 캔버스는 역사를 관통하며 기록된 우세한 힘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애매한 경계의 지점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서구에서 생겨난 박물관과 미술관의 전통이 오늘날 미술계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이 강력한 흐름에 가려지고 잊힌 존재는 없는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그의 화면을 마주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고대 문명이나 고전 조각, 동식물 등의 모티프인데, 기둥이나 아치 같은 고전 건축의 요소와 패턴화된 문양이 적용된 벽, 바닥, 파티션이 공간을 구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의 캔버스 안에 견고한 3차원의 공간은 없다. 그저 작가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풍경 혹은 그가 구축한 도서관 같은 이미지만이 있을 뿐이다.
 
박지나 개인전 '동쪽에서 뜨는 달' 전경. /디스위켄드룸
박지나 개인전 '동쪽에서 뜨는 달' 전경. /디스위켄드룸
 
박지나 개인전 '동쪽에서 뜨는 달(The Moon Rising in the East)'이 7월 15일까지 디스위켄드룸에서 열린다. 주입되거나 학습된 욕망이 아닌, 진짜 나를 나답게 하는 주제를 탐닉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박지나가 그려내는 상상의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유연하고 변화무쌍하지만 단 하나밖에 없는 달과 같은 그만의 세계를 발견하는 기회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작가는 라이프치히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이다. 2024년에는 슬로바키아에서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박지나 개인전 '동쪽에서 뜨는 달' 전경. /디스위켄드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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