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명 개인전 ‘보통의 시각, 그에 대한 반문’

  • 아트조선 박민선 에디터

입력 : 2023.06.19 10:54

 
●전시명: 이세명 개인전 ‘보통의 시각, 그에 대한 반문’
●기간: 2023. 6. 21 (수) ~ 6. 27 (화)
●장소: 갤러리도스(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문의: (02)737-4678
 
Just a sculpture, oil and acrylic on canvas, 80.3 x 65.2 cm, 2023
Landscape, acrylic on canvas, 37.9 x 37.9 cm, 2023
 
한 인간이 어떠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은 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식과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듯 우리의 삶은 어쩔 수 없이 그 속에 구속되어 표면적으로만 보이는 보통의 일상에서 사고하고 생활하게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 틀에 갇혀 내재된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에 따라 보이는 그대로에 대한 편견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고착화된 인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내면의 성장과 성찰, 그리고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에 대한 사유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각의 다양성은 사물을 이해하는 가치기준이나 세계 또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그 질을 높게 만든다. 이세명 작가의 회화에서는 일반적인 보통의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점에서 사물을 봄으로써 새로운 시각과 공간을 재해석하고 자유로운 표현성을 제시한다.
 
작가의 작업은 일정한 패턴이나 정형화된 양식에서 탈피해 구상과 추상이 동시에 출현하는 현대적인 사고의 표현성이 돋보이는 시도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작가는 조형물에 대한 해체경험에 몰두하게 되고 새로운 조형의 실험을 통하여 다양한 양식의 변화과정을 겪는다. 이러한 양상을 띠는 작품은 보이는 것으로만 파악하기엔 그 실체를 모두 알 수 없다. 이에 작가 자신이 보통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해체하고 해체된 이미지 안에 내포된 함축적인 의미를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로 등장시켜 보통을 대하는 태도를 설명하고자 한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작품은 기존의 조형물, 회화적인 선 등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픽셀이라는 디지털 특성이 반영된 조형요소를 조합하여 가상과 현실의 세계의 경계를 허문다. 이렇게 차용된 이미지들은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해체되어 일종의 낯설게 하기를 통해 그 이미지와 의미를 전복시킨다. 전복된 의미는 작품에 대한 투명한 해석을 방해하면서도 다각도적인 시각에서의 새로운 의미를 파생시킨다. 따라서 해체된 각각의 조각들은 그저 색채 조각으로서만 기능하지 않고 보통을 구성하는 다름의 내용들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조각들이 집합과 집적을 이루어 보이는 이미지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연상시켜 보통의 사물을 경험하고 보통의 일상을 지내는 태도에 대한 의식의 범주를 확대시킨다. 나아가 이를 작품화함으로써 전통적인 회화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 단순한 사물의 모방과 묘사가 아닌 회화의 영역의 확장을 이루어내고 새로운 미적 경험을 충족시킨다. 이렇듯 작가는 자신만의 새로운 조형언어를 구축하여 실재의 이미지와는 다른 내면의 의미를 포함하는 또 다른 실재를 표현한 독창적인 작업방법을 통해 작품의 예술적인 가치를 더욱 높인다.
 
Just a sculpture 2, oil and acrylic on canvas, 80.3 x 65.2 cm, 2023
 
이번 전시는 구상과 추상, 가상과 현실 등 서로 반대되는 개념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보는 이들의 다각도적인 해석과 풍부한 감상을 유도한다. 작가의 작품에서 조형물이나 풍경은 보통의 전형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미지로 존재할 뿐 은밀하게 가려진 부분에 시선을 고정시켜 내면에 실재하는 모습들을 유추하게 만든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비워둔 화면의 배경으로 인해 작품과 전시를 감상하는 공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시각적인 흥미를 불러일으켜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정 거리를 두고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해체된 조각들로 이루어진 이미지는 잔상을 만들어내 제각기 다른 형태로 완성된다. 작가의 독창성 있는 구상과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감상하며 고정관념에 갇힌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