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즐기는 엉뚱한 글자 세계 '꼴값쇼'展

  • 아트조선 박민선 에디터

입력 : 2023.05.31 17:35

폰트와 글자를 소재로 한 실험적 전시
DDP 뮤지엄 3층 둘레길갤러리

꼴값쇼 전시 전경.
 
단순히 읽고 쓰는 것이 아닌, 폰트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문자를 기반으로 한 엉뚱상상 스튜디오의 ' 꼴값쇼: 뚱니버스, 다음 세대 문자의 침공' 전시가 DDP 뮤지엄 3층 둘레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미디어 퍼포먼스로 이뤄지는 이번 전시는 2019년 8월 윤디자인 30주년을 맞아 폰트라는 매체가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 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작됐다. 전시는 글자 꼴(Form)의 값(Value)을 재정의한 것으로, 전시장에서는 '뚱니버스_글멍테라피', '뚱니버스_다큐멘터리' 두 개의 영상이 관객을 맞이한다.
 
전시장 입구 화면에는 강렬한 색 대비가 눈에 띄는 숫자들이 카운트되고 응원가처럼 들리는 숫자 세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는 '뚱니버스_글멍테라피' 영상 작품으로, 제목처럼 글자를 멍하니 바라보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치유 효과가 있는 듯하다. 중앙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에는 글자를 대중문화로 만들고자 고군분투해 온 엉뚱상상 스튜디오의 3년간의 여정을 가변 형태 폰트로 풀어낸 '뚱니버스_다큐멘터리'가 재생 중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엉뚱상상 스튜디오는 폰트를 읽고 쓰는 글자에 한정 짓지 않고 만지고 감각하는 놀이도구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들은 폰트를 제작할 때 기존 폰트 제작에 사용된 굵기 체계가 아닌 5Hz, 100Hz 같은 소리의 개념을 넣어 만드는데, 이는 소리에 따라 형태가 변형되는 베리어블 폰트(Variable Font)다. 베리어블 폰트는 마우스의 움직임과 소리의 이퀄라이저 등 소리 데이터대로 글자들이 정해진 값에 맞춰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한편, '꼴값쇼'전(展)은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되는 오픈 큐레이팅 프로젝트다. 신진 전시기획자와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전시다. 서울디자인재단은 2015년부터 ‘DDP 오픈 큐레이팅’ 전시를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총 5개 전시가 선정됐다. 6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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